온 가족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가족들은 함께 차례를 지내고 식사도 하며 이야기꽃도 피운다. 그리고 늦은 오후가 되면 으레 담요를 깔고 고스톱을 친다. 가족이 모여도 막상 함께 할 만한 놀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온 가족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가 적지 않다.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전통놀이 열 가지를 소개한다.
<강강수월래>
           팔월 한가위 놀이로 으뜸가는 놀이로서 가족간, 친지간, 친구 간의 유대를 깊게 하기 위해 권장되는 민속 놀이이다. 뜰이 있는 가정이나 유아교육기관의 넓은 공간에서 별다른 기구 없이 놀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둥글게 원을 그리며 손을 잡고 선창의 노래에 따라‘강강수월래’라는 후렴을 합창하며 돌아가는 강강수월래는 보름달이 밝게 떠오를수록 더욱 운치있고 서로 번갈아 손을 잡고 놀이하면서 단절되기 쉬운 가족 이웃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거북놀이>
            거북놀이는 경기도 남부 지방에서 흔히 노는데 두 사람이 엎드리고 그 위에 둥근 멍석을 씌운다. 앞사람은 거북 머리 모양의 탈을 쓰고, 뒷사람은 꼬리를 내밀고 느린 동작으로 움직인다.  소놀이 때처럼 한 사람이 거북을 끌고 그 뒤에는 동네 젊은이, 아이들이 따라 부자집, 큰집, 인심좋은 집, 농사 잘 지은 집을 찾아가서 향연을 받고 즐긴다.
<돈치기>
             투전놀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부터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치기 놀이는 일정한 거리에 구멍을 파고 그 속에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따먹는 놀이다. 구멍 속에 들어가지 않은 동전들은 조그만 돌로 동전을 맞혀야 가져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돈을 구멍에 넣지 못했거나 구멍에 들어가지 않은 돈을 돌로 맞히지 못하면 벌금을 물게 할 수도 있다.
<고누놀이(우물고누)>
            고누놀이는 말판의 모양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이 놀이는 상대편의 말을 다 잡아 먹거나 집을 다 차지하는 경우, 그리고 상대편의 말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경우 이긴다. 고누놀이 중 하나인 우물고누를 하는 방법은 이렇다. 흙바닥이나 종이에 놀이판을 그린다. 작은 돌, 나뭇가지, 지우개 등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말을 두 개씩 만든다. 준비한 말을 놀이판의 ㉠, ㉡이나 ㉢, ㉣ 위치에 놓는다. 가위바위보로 누가 먼저 할 것인지 순서를 정한 다음 이긴 사람은 ㉡이나 ㉢ 위치에서 한 칸 전진한다. 이긴 사람이 말을 움직이고 나면 상대방도 한 칸 움직한다. 이런 방식으로 번갈아 하다가 상대방 말이 움직일 수 있는 자리를 모두 막으면 이긴다.
<자치기>
           자치기는 30~40대라면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놀이다. 막대기 두 개만 있으면 손쉽게 할 수 있다. 막대기 하나는 길게 다른 하나는 짧게 만든다. 공격과 수비를 정하고 땅에 구멍을 판다. 그 구멍 위에 짧은 막대를 가로로 놓거나 비스듬하게 꽂아 두고 긴 막대기로 이것을 쳐서 멀리 보낸다. 이렇게 쳐서 목표 지점까지 보내는 편이 이긴다.
<칠교놀이>
            칠교놀이는 7가지 조각을 가지고 동물, 식물, 건축물, 글자 등을 만드는 놀이다. 얇은 종이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 가로·세로 10cm 크기의 정사각형을 직각삼각형 큰 것 2개, 직각삼각형 중간 것 1개, 직각삼각형 작은 것 2개, 정사각형 1개, 평행사변형 1개로 7조각을 내서 이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를 만들면 된다. 칠교놀이를 통해 만들 수 있는 모양은 약 30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석치기>
           손바닥만한 직사각형 돌인 비석을 던지며 노는 놀이다. 공격과 수비로 편을 나눈다. 바닥에 선을 그은 뒤 선 위에 수비하는 쪽의 비석을 세워둔다. 공격하는 편은 일정한 거리에서 자기의 비석을 던져 상대방의 비석을 쓰러뜨린다. 얼마나 많은 비석을 맞혀 쓰러뜨렸는지를 가지고 승부를 겨룬다.
<소놀이>
           소놀이는 경기도 황해도 지방에 전한다. 소는 힘이 세서 농사일에 있어 크게 기여했다. 쟁기질을 해서 논과 밭을 갈아 주었고, 무거운 짐을 운반해 주었으며, 그 고기는 제수로 쓰이고 맛이 있어 즐겨 먹었으며, 소는 값이 많이 나가므로 몫돈을 마련하여 긴요하게 쓰이는 등 많은 기여를 해서 소중한 재산이고 또 정이 든 가축이다. 이처럼 소는 친근하고 고마운 존재여서 팔월 명절을 맞아 소를 위하고 놀이하는 소놀이가 형성되었다. 농촌에서 추석 때에 두 사람이 엎드려 그 위에 멍석을 씌운다. 소머리 탈을 쓰거나 방망이 두 개를 내밀어 소뿔 시늉을 하고, 뒷사람은 새끼줄로 소꼬리 모양을 한다. 그러면 한 사람이 소의 고삐를 잡고 농악대와 마을 사람들, 어른 아이들이 그 뒤 열을 지어 따라온다.
<씨름>
           씨름은 오랜만에 만난 형제끼리나 친구끼리 힘을 겨뤄보는 즐거운 민속놀이의 하나로서 샅바가 마련되면 더욱 좋고 없을 땐 바지만을 입고 경기를 한다. 간단한 규칙을 정하고 응원전을 펼치면 더욱 흥을 돋우게 된다. 이밖에도 아동이 즐길만한 씨름엔 ‘뒷씨름’과 ‘발씨름’이 있다. 뒷씨름은 석필로 땅바닥에 약 70cm되는 원을 그린 다음, 두 사람이 팔을 걷고 그 원안에 들어가 서로 엉덩이를 마주대고 떠밀어 어느 쪽이든 먼저 원 밖으로 밀려나가는 쪽이 지게 된다.
<투호놀이>
           요즘 고궁에서 많이 해볼 수 있는 전통놀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항아리나 플라스틱 통에 화살을 던져 넣는다. 일정한 양의 화살을 던져서 가장 많이 화살을 넣는 편이 이긴다. 과거에는 양반들이 많이 했던 놀이다.
<산가지놀이>
           산가지는 숫자를 계산하는 데 쓰려고 나무를 깎아 막대기 모양으로 만든 계산도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무로 만든 산가지가 없어도 성냥개비만 있으면 할 수 있기 때문에 성냥개비놀이라고도 부른다. 놀이의 종류는 다양하다. 산가지 떼어내기는 하나의 산가지로 흩어져있는 다른 산가지들을 하나씩 떼어내 가져오는 놀이다. 이때 다른 산가지를 건드리면 가져올 수 없다. 산가지 형태 바꾸기는 어떤 모양을 만든 뒤 산가지를 한 개씩 이동시키며 형태를 변형시키는 놀이다. 산가지를 늘어놓고 윷을 던져 나온 수에 따라 산가지를 따먹는 산가지 따기도 있다.
<승경도놀이>
         경기방식은 윷놀이와 비슷하다. 놀이판에는 벼슬 이름이 순서대로 적혀있다. 1에서 5까지 숫자가 적힌 오각 알을 던져서 나온 숫자에 따라 벼슬이 내려가고 올라간다. 가장 높은 자리인 영의정에 먼저 올라가는 사람이 이긴다.
<쌍륙놀이>
         장기와 윷놀이가 혼합된 민속 주사위 놀이다. 이 놀이를 위해서는 쌍륙판이라고 하는 놀이판이 있어야 한다. 이 쌍륙판에 흑백의 돌의 각각 15개씩 올려놓는다. 2개의 주사위를 죽통에 넣고 흔들어서 나온 수만큼 돌을 전진시킨다. 이렇게 해서 말이 먼저 나는 편이 이기게 된다.
<돼지씨름>
         일반 씨름이나 팔씨름처럼 몸이나 팔을 잡고 하는 것이 아니라 쪼그리고 앉은 상태에서 상대방을 엉덩이로 밀어 넘어뜨리는 씨름을 말한다. 경기하는 모습이 돼지가 움직이는 것 같다고 해서 돼지씨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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