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반 마련, 실무 경험 축적, 영어 강의가 장점

           개인적인 사정 혹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국내 취업을 염두에 둔 한인 1.5세 혹은 2세라면 미국 내 대학을 졸업하자 마자 취업하기 보다는 한국 내 대학원을 통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해외대학 졸업자들이 한국 기업들의 입사전형에서 우대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오히려 해외대학 출신자들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주간동아>는 2015년 5월 넷째 주 기사에서 “한국 취업시장에선 유학 경험이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고 오히려 조직 적응 능력 부족 등”으로 인식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내 국제대학원을 선택하는 이민 자녀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내 취업과 관련하여 국제대학원의 장점을 분석해보았다. 국제대학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 ‘국제화’ 모토에 따라 각 대학에 건립되기 시작하여 현재 서울대·연세대·고려대·한국외대·서강대·이화여대·한양대·경희대 등에서 운영 중이며 ‘국제’와 관련된 국제정치, 국제통상, 국제경제, 국제법, 국제경영 등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대학원이다. 한인 1.5세나 2세들을 위해 국제대학원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국내와의 연결고리가 되어 국내적 기반이 약한 이민자녀들에게 다양한 네트워크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몇 년 전 기자를 만난 세계 3대 투자은행의 지역채용담당자는 “한국에서 처음 채용을 시작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면서 “리쿠르팅을 시작하자 아이비리그를 비롯해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정말 많은 인재들이 몰렸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굴 뽑은 지 아나? 서울대 출신만 뽑았다. 거긴 한국이었기 때문이다”고 밝혔었다. 즉, 국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반이 중요한 것이다. 게다가, 2년 여 간의 대학원 생활과 인턴 경험 등을 통해서 한국의 조직문화를 미리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취업 시 적응문제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본인이 한국 내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이러한 점에서 국제대학원은 유익한 네트워크의 장이 될 수 있다. 각 국제대학원이 설립된 지 20여 년이 되면서 졸업생들과의 탄탄한 동문회가 결성되고 있다. 국제대학원 동문들은 대학교수, 정부부처, 국책 연구기관, 컨설팅 회사, 로펌,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 국내 대기업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후배들의 진로모색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대학원 규모가 전체 대학 규모보다는 훨씬 작기 때문에 유대감도 전체 동문회보다 끈끈한 편이다. 두 번째 장점은 첫 번째 장점과도 관련이 있는데, 국제대학원의 설립 취지상 순수 학문에만 매진하기 보다는 실무가 양성에도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실제 취업에 보다 유리하다. 이러한 취지는 교수들의 활동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서울대 국제대학원만 하더라도 김용덕 초대 원장이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박태호 전 원장이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위원장을, 정영록 교수가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를, 문우식 교수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김현철 교수가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덧붙여, 백진현 전 원장은 한국인 최초로 국제해양법재판소 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도 이민자녀들에게는 큰 장점이다.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적에 이민 온 경우에는 아무리 한국어에 능숙하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으며, 이 때문에 성년인 대학생이라 하더라도 막상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한다면 아직은 문화적인 면에서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제대학원은 영어 강의가 원칙이기 때문에 이민자녀들이 아무런 어려움 없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으며, 다른 학생들도 자신들과 비슷한 이민자녀거나 외교관 자녀 혹은 주재원 자녀들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충격도 크지 않다. 한편, 국제대학원들은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 입학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 등 검색엔진에서 각 대학의 영문명과 국제대학원의 약자인 ’GSIS’를 입력하면 검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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