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정규반 편성에 역점

           최철순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은 나긋나긋하면서도 힘이 들어가 있는 저음이 말해주듯이 교육원 업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한국어 보급 확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21일 콜로라도 통합학교에서 열린 청소년특강에 참석차 콜로라도를 찾은 최 원장을 만나 지난 임기 2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2015년 8월 20일부로 3년 공식 업무를 시작한 최 원장은 내년 여름에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은 미국 내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대표 기관으로 직제상 교육부 산하에 있지만 실제 업무는 총영사관을 통해 외교부를 비롯하여 재외동포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 등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미국 정규 초중고등학교 한국어 과목 신설 및 한국어 능력시험 실시 등 한국어의 보급과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한글학교의 교육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재미한인 장학생 선발과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모집 등 유학생 유치활동과 아울러 원어민 강사 및 영어 봉사장학생 유치 등 한국 교육 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끝으로 한인 청소년특강과 각종 모국 방문 연수 프로그램 홍보를 통해 미국 내 한인동포의 교육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각종 활동 중에서도 최철순 원장이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한국어 수업의 정규과정 편성이다. 최 원장은 “한글학교가 한글 교육과 보급에 기여하는 측면이 아주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주로 유아들에 치중된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고등학생까지 한글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한글 교육을 지속하려면 정규 학교에 정규 과정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남가주와 다르게 북가주는 정규과정 채택이 쉽지 않다. 더더군다나 콜로라도와 유타는 더욱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부임 후 지난 2년 동안 최 원장은 중고등학교에서 한글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매진해왔고 어느 정도 결실도 보았다. 작년 9월부터 산호세에 있는 밀피타스 고등학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되었으며,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루스 아나와 공립예술고등학교에서도 이번 9월부터 한국어반이 개설되었다. 또한, 살리나스 소재의 워싱턴 중학교에도 방과 후 한국어반이 작년부터 포함되었다. 현재도 계속 대상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새크라멘토의 리오 아메리카노 고등학교와도 긍정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최 원장은 밝혔다. 특히, 리오 아메리카노 고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교원 확보를 위해 11월에는 새크라멘토 한국학교에서 교사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한국어 교육 확대와 더불어 최 원장은 한국 역사 바로 알리기도 지난 2년 동안 추진한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이의 일환으로 작년 말에는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에서 한국 알리기 홍보콘텐츠 대회도 개최하였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청 차원에서 역사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한국 관련 내용이 많이 반영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될 수 있도록 애를 많이 쓰고 있다는 최 원장은 지난 8월 17일에 있었던 새크라멘토 주 교육부 청사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비하된 교과서 서술의 보완을 요구하는 힌두 커뮤니티나 LGBT커뮤니티의 목소리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처럼 우리도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최 원장은 “부임 후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이 관장하는 북가주, 유타, 콜로라도의 한국학교를 많이 찾아가려고 노력을 했는데도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전하며 “이들 학교를 자주 찾아서 현장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많이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초중고교뿐 아니라 대학들을 대상으로도 한국의 발전된 위상에 걸맞는 홍보와 한국 방문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보고 직접 찾아가 설명회를 가질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의 이와 같은 높은 업무 이해도와 추진력은 그의 경력을 보면 십분 이해가 간다. 우선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장을 맡기 전에 이미 캐나다 토론토의 한국교육원장을 2007년부터 3년 동안 역임한 바가 있기 때문에 해외 한국교육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일선 현장에서 교사로서 쌓아온 경험과 서울시 교육청에서 행정관료로서 접한 행정 경험을 토대로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 원장은 공주사범대학을 졸업하고 ROTC로 7년간 군복무를 한 뒤1992년 서울 아현중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다. 그 후 경동고등학교를 거쳐 2003년부터는 장학사로  서울시 교육청에서 근무를 해왔으며 이후 2010년부터는 성동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이지만 초중고시절은 충북 제천에서 보냈으며, 공주 사범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캘리포니아 주립대 대학원에서는 TESOL 과정을 이수했다. 부인 조주은 씨와 사이에 2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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