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 넘는 탄두 실을 수 있어‘김정은 벙커’파괴 가능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없애기로 최종 결정했다. 1979년 한·미 미사일 지침 제정 이후 38년 만이다. 또 대북 정찰자산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첨단 군사자산의 획득(도입)·개발 관련 협의를 즉각 개시하기로 하는 등 군사 협력 분야에서 몇 가지 합의를 이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 정상은 회담에서 2017년 11월 7일부로 대한민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2017 개정 미사일 지침’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은 한·미 미사일 지침(2012년 개정)에 따라 ‘최대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이란 제한에 묶여 있다. 지침 개정으로 이제 사거리 800㎞짜리 미사일에도 1t이 넘는 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됐다. 탄두 중량이 늘면 관통력·파괴력이 커져 ‘김정은 벙커’ 등 북한의 지하 군사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탄두 중량과 사거리는 대략 반비례 관계라 1t 탄두를 싣는 사거리 800㎞짜리 미사일의 경우, 탄두를 줄이면 1000㎞ 넘게 날릴 수 있다”며 “중량 제한 해제는 사실상 사거리 제한도 완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38년간의 ‘족쇄’가 사실상 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앞서 두 정상은 경기도 평택의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군사적 협력의 모습을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 공식 일정으로 이날 낮 12시 58분쯤 전용 헬기 ‘머린 원’(Marine One)을 타고 캠프 험프리스에 도착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오산 미 공군기지와 우리 해군의 평택 2함대를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기지로, 미국의 동북아 군사 거점 역할을 한다. 해외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1467만7000㎡)로, 건설 비용(107억달러)의 92%를 한국이 부담했다.

독도 새우·360년 씨간장·거제도 가자미… 하나하나 의미 담긴 만찬 메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메뉴는 한국의 특색을 고루 담았다는 평가다. 특히 독도 주변에서 주로 잡히는 심해새우인 ‘독도 새우’가 메인 디시의 하나로 올랐다. 이날 만찬에 대해 청와대는 “한국이 가진 콘텐츠로 우리만의 색깔을 담으면서도 미국 정상의 기호도 함께 배려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음식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첫 국빈을 위한 정성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양국 정상은 충북 청주 소재 중소기업이 제조한 ‘풍정사계 춘(春)’이라는 청주로 건배 제의를 했다.‘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에‘동국장 맑은 국을 곁들인 거제도 가자미 구이’‘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갈비 구이’‘독도 새우’와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그리고 디저트로‘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와‘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로 구성됐다.  전채요리에 해당하는 구황작물 소반은 어려울 때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준 값싼 작물이었지만 지금은 귀해진 구황 작물의 의미처럼 한미 동맹의 가치가 더욱 값있게 됨을 상징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백자 그릇 안에 옥수수·조죽, 고구마 호박 범벅, 우엉 조림, 연근 튀김, 국화잎을 올린 상추순 무침 등을 낸다. 가자미 구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미국 백악관 만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비빔밥과 함께 대접했던 메인 요리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 고향인 거제도에서 공수해온 가자미로 요리했다고 한다. 메인 디시인 한우갈비와 송이돌솥밥 반상은 양국 정상의 기호와 한국의 색깔을 조화시킨 요리다. 갈비는 전북 고창산으로, 당초 한미 FTA 체결로 대량 수입된 미국산 소고기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한우로 결정됐다. 돌솥밥은 우리 토종쌀 4종을 섞어 지었다. 특히 돌솥밥에 올라가는 ‘독도 새우’는 일본이 허위로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우리의 수호 의지를 미국 측에 어필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만찬 메뉴에 독도새우가 포함된 것은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의 만찬 메뉴에 독도새우가 오른 것과 관련해 “다른 나라 귀빈을 어떻게 접대하는지에 대해 정부 코멘트를 피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더군다나 국빈 만찬장에 미 의회에서 피해를 증언한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를 초청한 것을 두고도 일본에선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일본이 한국과의 과거사·영토 문제를 국제사회에 어필할 때 가장 중요한 여론 형성 경로가 미국인데,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와중에 우리 청와대가 이를 정면 거론한 셈이 되면서 일본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디저트도 우리 전통 음료인 수정과와 초콜릿을 조화시켰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국회 연설]
“한국은 미국이 생명 걸고 지킨 곳… 끝까지 수호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오전 국회 연설에서 북핵 위협에 처한 한국을 ‘혈맹’인 미국이 반드시 수호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내려던 강력한 대북 메시지로 보인다. 다음은 관련 연설 내용. “우리 양국 동맹은 전쟁의 시련 속에서 싹텄고 역사의 시험을 통해 강해졌다. 한국전 당시 인천상륙 작전서 폭참 고지 작전에 이르기까지 한미 장병이 함께 싸우고 산화했다. 67년 전 양국이 함께 서울을 탈환했고, 우리 연합군이 공산군으로부터 수도지역을 재탈환하기 위해 큰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그 이후 수주 수개월에 걸쳐 험준한 산을 묵묵히 전진하며 혈전을 치뤘다. 때로 후퇴하면서도 북진했다. 그 선은 오늘날 탄압받는 자와 자유로운 자를 가르는 선이 됐고, 한미 장병은 그 선을 70년 넘게 지켜나가고 있다. 오늘 나는 우리 양국뿐 아니라 모든 문명국을 대신해 북에 말한다. 우리를 과소평가 하지 마라. 시험하지도 마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 우리가 공유하는 번영과 신성한 자유를 방어할 것이다. 이 멋진 한반도의 가느다란 선은 평화와 전쟁, 품위와 악행, 법과 폭정, 희망과 절망 사이에 그어졌다. 이 선은 많은 장소에서 수차례 역사에서 그어졌다. 이 선을 지키는 게 자유국가가 해야하는 선택이다. 우리는 유약함의 댓가와 이를 지키는데 따르는 위험을 배웠다. 미국 군인들은 나치즘, 제국주의 공산주의, 테러와의 싸움을 하며 생명을 걸었다.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잔혹이 여기(한국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 여긴 미국이 피로 지키고 생명을 걸었던 땅이다. 바로 그래서 저는 이 곳에 왔다. 자유롭고 번영하는 한국에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들고 왔다. 변명은 끝났다. 힘의 시대다. 평화를 원하면 우리는 강력, 늘 강력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준비돼있다. 그리고 국민의 이익을 보고 한다. 잔인한 폭력으로부터 국민과 동맹을 보호한다. 완전한 한반도 가족의 재회를 꿈꾼다. 우리는 남북을 잇는 고속도로, 가족의 만남, 아름다운 약속의 날이 오길 꿈꾼다.” 한편, 트럼프는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현충원에 참배한 뒤 중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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