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참가로 또다른 대접 요구할 수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환영하며 발빠르게 후속 조치에 들어간 청와대·정부의 대응과는 다소 결이 다른 반응을 내놓으며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8년 정부 시무식에서 한 신년사에서 전날 김정은 신년사를 언급하며 “그 범위나 레벨이 어떻게 될 지는 차치하고, 남북 당국 간 대화는 오랜만에 열릴 것”이라면서 “만만치 않은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또 다른 대접을 요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핵을 (보유)하겠다고 주장하기 때문에…”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상력과 지혜를 발휘하고 또 용기를 내서 이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통일부 등에 주문했다.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조건으로 북한에 대규모 경제 지원과 한·미 군사동맹 이완, ‘핵 보유국 인정’ 등을 들고 나올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총리는 또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줄기차게 말씀하셨던 것에 대해 응답이 왔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단추가 당신 책상 위에 있는 것은 위협이 아니라 현실이다’ 하는 으스스한 이야기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안보 환경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와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가 분리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다고 하더라도 안보환경이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에 큰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으로 읽힌다.

‘아차’하면 40분 허비, “인천공항 1·2터미널 혼동 주의”

18일 2터미널 공식 개장
대한항공 등 4개사 이용
        
         오는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공식 개장함에 따라 인천공항에는 두 개의 관문이 생긴다. 제2터미널이 문을 열면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4개 항공사는 제2터미널을 이용한다. 이들 항공사의 여객기를 타려면 제1터미널이 아닌 제2터미널로 가야 한다. 제2터미널은 출입국 시간 단축을 위해 각종 편의 시설을 갖췄지만 새로 문을 여는 만큼 시설도 낯설 수밖에 없어 자칫 방심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공동운항(Code Share)의 경우 탑승권 판매 항공사와 항공기 운항 항공사가 달라서 안내사항을 유심히 살펴야 올바른 터미널을 찾아갈 수 있다. 특히 교통수단별 소요시간 등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공항 도착시각이 늦어져 항공기 탑승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칠 경우 40분 가까이 시간을 허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에서 공항 가는 버스는 총 35개 노선 중 8개가 제2터미널에 먼저 정차 후 제1터미널로 이동한다. 나머지 27개 노선은 제1터미널에 먼저 도착 후 제2터미널에 도착하는 경로다. 제1터미널에서 제2터미널까지 버스 노선 거리는 15㎞, 반대로 제2터미널에서 제1터미널까지 노선은 국제업무지역을 거쳐야 해 3㎞가 더 긴 18㎞다. 소요시간은 각각 15분과 18분이다. 만약 제2터미널을 그냥 지나쳐 제1터미널에 하차했다가 버스로 되돌아와야 한다면 배차시간(5분)까지 고려해 약 38분을 길에서 낭비할 수 있다. 공항철도는 제1터미널역을 지나 제2터미널역에서 내리면 된다. 요금은 1터미널역에 비해 600원 추가되고 시간은 6분 더 걸린다.

세금 줄줄 샌다, 빛바랜‘태양의 도시’
5억원 들인 풍력발전기, 전기생산량은 연간 10만원

         서울 종로구 안국동 옛 풍문여고 인근 쓰레기통 앞에는 커다란 포대가 놓여 있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쓰레기통이 아니라 앞에 달린 포대에 쓰레기를 던지고 갔다. 제 기능을 잃은 이 쓰레기통은 2015년 서울시가 500만원을 들여 설치한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이다. 쓰레기통 윗면에 달린 태양광 전지판에서 전기를 모아 압축기를 작동시켜 쓰레기를 누르는 원리다. 그러나 고장이 자주 나면서 쓰레기통 자체가 ‘500만원짜리 쓰레기’가 됐다. 일대 환경 미화를 담당하는 종로구청 관계자는 “태양광 쓰레기통이 역할을 못해 8만원짜리 포대를 따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은 500만원(2개 세트)으로 40만원인 일반 휴지통에 비해 12.5배 비싸다.
◇ 수백만원 태양광 쓰레기통, 쓰레기로
서울시는 이 같은 태양광 쓰레기통을 광화문광장 등 도심 곳곳에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생활 속 태양광 사업을 적극 펼쳐 가로등, 벤치 등 거리 시설물에 대거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이 같은 태양광 사업에 2022년까지 총 1조7039억원을 들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이라는 ‘장밋빛 함정’에 빠져 엄청난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태양광 사업처럼 장치나 설비가 기본이 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사후 관리와 유지가 중요한데 ‘전시성 행정’의 도구로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에서도 태양광 사업 일부가 실제 효용성보다는 홍보에 치중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시설은 실제 발전이 목표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신재생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라고 말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비싼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품을 보급만 해두고 관리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전시행정”이라고 말했다.
◇ “시끄럽다” 민원에 풍력 날개 꺾어놔
이 같은 우려는 시가 2011년 설치한 마포구 상암동 풍력발전기에서도 확인된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에는 높이 수십m 되는 풍력발전기 5기가 우뚝 서 있었다. 4기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1기는 20초에 한 번씩 날개가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발전기 앞에는 ‘풍력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여기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하늘공원 내 각종 시설물 등의 전력으로 사용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발전량과 누적 발전량을 알려주는 전광판은 아예 꺼져 있었다. 이 발전기들은 시가 5억원을 들여 설치했다. 설치 후 6년간 방치돼 있다가 지난해 현황 조사에서 5기 중 4기가 고장 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풍력 발전이 가능한 풍속은 초속 4m 정도다. 월드컵공원을 관리하는 시 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서울 연평균 풍속은 초속 3m 미만이라 발전이 어렵다”며 “돌아가는 발전기도 소음 때문에 민원이 많아 꼬리날개를 꺾어 놨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시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발전기가 생산하는 연간 전기는 1000㎾ 이하다. 돈으로 환산하면 10만원이다. 시는 지난달 7000만원을 들여 1기를 고쳤으나 전원 문제로 여전히 가동은 불가능하다. 신창수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관리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리 시스템부터 정착시켜야 세금이 낭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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