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음란파티·러시아 유착 등 담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생활과 러시아 유착 의혹을 담은 이른바 ‘트럼프 X파일’ 논란이 워싱턴 정가를 다시 달구고 있다.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9일 사설 정보업체 ‘퓨전 GPS’ 공동대표인 글렌 심프슨이 지난해 상원 법사위에 출석해 비공개로 증언한 내용을 담은 속기록을 공개했다. 퓨전 GPS는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 X파일을 작성한 크리스토퍼 스틸에게 트럼프 측 뒷조사를 맡긴 업체다. 속기록 공개는 공화당 소속인 척 그래슬리 법사위원장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 그래슬리 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주 X파일과 관련해 “스틸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말을 했다”며 사법당국에 형사소송 의뢰서를 발송하자 맞불 카드를 꺼낸 것이다.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 요원 출신인 스틸은 ‘X파일’에 트럼프 측과 러시아 정보기관 간 공모 정황과 더불어 트럼프의 2013년 모스크바 음란파티 풍문을 기록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래슬리 위원장은 “누구든 법을 지켜야 하며, FBI에 거짓말해선 안 된다”며 “똑같은 행위가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올 때, 그리고 그것이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한다면 대중은 법 집행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퓨전 GPS의 심프슨 공동대표는 지난 2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의회 진술 내용 전체를 공개해 달라는 요구를 묵살하고, (그들에게 유리한) 일부 내용만을 발췌해 보수 매체에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날 속기록을 공개하며 “미 국민은 그(심프슨)가 한 말을 보고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이 속기록에 대해 유포되고 있는 빈정거림과 부정확한 정보는 (트럼프 측과 러시아 간) 잠재적 공모와 사법 방해 수사를 약화하려는 심각하게 골치 아픈 노력의 일환”이라고 공화당을 비판했다. 속기록에 따르면 심프슨은 “스틸이 2015년 6월 말 혹은 7월 초에 ‘X파일’ 초안을 들고서 FBI를 찾아갔다”며 “스틸은 이것이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어 매우 걱정했고, 정부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러시아가 트럼프를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틸은 FBI가 트럼프 조직 내부 인사로부터 얻은 정보 등 각종 정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제공한 정보를 신뢰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선거 막판인 10월 31일 “FBI는 러시아의 민주당 해킹 공격과 트럼프 캠프 간 연루(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본 후 FBI와 결별했다고 진술했다. 312쪽 분량인 속기록에는 ‘트럼프’가 171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이 19번 등장한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산사태 사망자 15명
토사에 갇힌 300명 필사의 구조

    캘리포니아 주 산불 피해 지역인 몬테시토에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대형 산사태가 일어나 주민 15명이 사망했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10일 보도했다. 전날 13명으로 집계된 인명 피해는 이날 아침 15명으로 늘었다. 미 해안경비대가 헬기를 동원해 토사에 갇힌 주민 300여 명을 구출하기 위해 필사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재난당국은 구조작업이 진행되면 인명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날 몬테시토 로메로 캐년 주택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흙더미와 바위, 산불에 타버린 잔해, 나뭇가지 등이 쓸려 내려오면서 주민들이 허리춤까지 차오른 토사에 갇힌 지경이 됐다. 전날 이 지역에서 흙더미에 묻혀 있던 14세 소녀를 6시간의 구조작업 끝에 구출하는 광경이 지역 TV에 보도됐다. 산사태는 전날 새벽 2시 30분께 일어났으며 주민들은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토사에 갇혔다. 당국은 가옥 몇 채가 토사에 휩쓸려 내려간 것으로 파악했다. 샌타바버라 카운티 경찰국장 빌 브라운은 “산사태 현장이 1차 대전 전장처럼 처참했다”고 말했다. 재난당국은 현재 얼마나 많은 주민이 실종됐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남부에는 8일과 9일 최고 15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극심한 가뭄 상태였던 캘리포니아에 폭우가 내린 것은 거의 1년 만이다. 소방관 500여 명이 날이 밝자마자 구조 현장으로 달려갔다. 산사태 피해 지역에는 토사가 도로를 뒤덮은 상태여서 헬기를 동원해야만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약 7천여 명의 주민은 대피했다. 산사태는 지난달 4일 벤추라 카운티에서 발화해 샌타바버라까지 번진 토머스 산불로 인해 수림이 타버리면서 지반이 약해진 탓에 발생했다. 토머스 산불은 여의도 면적 380배인 27만 에이커를 태웠고 가옥 수만 채가 불에 탔다.  미 국립기상청(NWS) 예보관은 “산불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토양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한 채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벤추라 카운티와 LA 버뱅크 지역 등에서도 주민 수천 명이 산사태에 대비해 대피했다. 전날 대피령이 발령된 주민 수는 3만여 명에 달했다. 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 때문에 샌타바버라와 LA를 잇는 간선도로인 101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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