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이슈 : 가상화폐, 새로운 투자자산인가? 버블급행열차인가?

김현주 국장(이하 김): 안녕하세요, 이 기자. 1월도 벌써 절반이 훅 지났네요.
이oo 기자(이하 이): 네,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김: 그럼 우리도 빠르게 진행해보죠. (웃음) 오늘 주제는 뭔가요?
이: 오늘은 가상화폐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김: 아, 비트코인 같은 거 말인가요?
이: 네, 그렇습니다.
김: 드디어 올게 온 거 같군요.(웃음) 요새 참 말이 많던데요.
이: 특히, 한국 내에서도 큰 이슈입니다. 한국은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의 20%를 점하는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국이고요, 세계 최대 거래소도 한국에 있기 때문입니다.
김: 그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쟁점이 많죠?
이: 네, 가상화폐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서 이제는 사회적 문제, 그리고 정치적 이슈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김: 한 마디로 문제가 뭔가요?
이: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화폐도 아닌 것이 버블만 불러 일으켜서 1990년대 말의 IMF 사태와 2000년대 초반의 카드대란을 합친 것과 같은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가져올 거라는 겁니다.
김: 사실 저도 비트코인만 들어봤지 가상화폐가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이: 대부분의 분들이 그러실 텐데요. 일단 용어도 정립이 안된 상태입니다. 사이버상에서만 존재하는 화폐라고 해서 디지털화폐 또는 가상화폐라고 하기도 하고요, 블록체인이라는 암호화된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암호화폐라고도 합니다. 한국 정부는 가상통화라고 하기도 하고요. 일부에서는 화폐 기능이 없는데 왜 화폐라고 부르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 그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핵심인거죠?
이: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사람이 개발한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이 이름도 익명이라 누군지는 모릅니다. 다만, 이 기술을 사용하면 거래내역이 공개 및 기록되어서 신뢰성과 안정성이 크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보안과 인증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상당 부분 해결할 기술로 특히 4차 산업과 관련해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김: 그럼 상당히 획기적이고 좋은 것이네요?
이: 네, 기술 자체의 개발과 발전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해 낸 것이 가상화폐, 즉 처음에는 비트코인이었는데요. 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들이 가격이 엄청 뛰면서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 얼마나 많이 올랐는데요?
이: 단적으로 리플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든 크리스 라센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올해 초에 자산규모로 세계 5위 부자로 인정받게 되었죠. 페이스북을 창립한 마크 저커버그 바로 다음이고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보다 앞서게 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2015년 여름에 220달러 정도였는데요, 2016년에는 990달러까지 오르더니 2017년에는 2만 달러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100배 가까이 오른 셈이죠.
김: 엄청 나네요. 그러니 다들 요새 비트코인, 비트코인 하나 보네요.
이: 네, 특히 사이버 머니와 친숙한 20, 30대가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게임에 익숙한 세대다 보니, 게임머니나 사이버머니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데다 가상화폐를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마지막 수단이요?
이: 네, 흔히 한국에서 88만원 세대라든가 헬조선이라든가 흙수저 등등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다 없어졌다는 한탄이 많은데요, 부자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이 가상화폐가 줄 수 있다고 믿는다는 거죠.
김: 투자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투기 수준이군요?
이: 네, 그래서 각국 정부들도 고심이 많습니다. 한국 정부도 그렇고요. 문제는 한국에서 좀 자신이 없는 경우 해외 선진국들 사례를 참고한 적이 많은데 이 가상화폐의 경우에는 한국이 선도국이다 보니 다른 나라들도 한국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김: 어찌보면 우리가 이 참에 세계를 주도하는 건가요?(웃음)
이: 네, 맞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라는 목소리도 큽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인데 무작정 규제만 하지 말고 제대로 키워보자는 것이죠.
김: 그러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네요.
이: 네, 그것도 맞습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는 세금도 내지 않고요, 주식도 묻지마 투자가 있다지만 주식은 그래도 산업자본으로 활용되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부동산도 열풍이라고 하지만 실물 자산이 남고요. 하지만,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거품이 꺼지면 남을 게 아무 것도 없거든요.
김: 그런데 왜 한국이 유독 가상화폐의 중심에 선 것인가요?
이: 앞서 말씀드린 젊은이들의 특성이 일단 크고요, 또 그전에 세계 최대 채굴국이 중국이었는데 중국에서 규제가 들어오니까 한국으로 옮겨온 것도 큽니다.
김: 채굴이요?
이: 네, 비트코인 같은 경우 화폐를 주조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연산을 통해서 비트코인을 얻는 방식인데요, 이걸 금을 캐는 데 비유해서 채굴이라고 부릅니다. 이 채굴을 위해서 중국에는 엄청난 규모의 시설도 갖추고 있었고요, 전기 사용량만 해도 하루에 한국 돈으로 4천 만원 정도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컴퓨터를 계속 돌려야 하니까 덕분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도 덩달아 많이 올랐고요.
김: 얽힌 사안들이 한 두 개가 아니군요?
이: 네, 게다가 한국에서 가상화폐가 열풍이다 보니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아서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김: 김치 프리미엄이요?
이: 네, 실제 같은 비트코인이라도 한국이 미국보다 20% 정도까지 비쌉니다. 간단하게 미국에서 1 비트코인을 사서 한국에 팔면 20%를 금방 벌 수 있죠.
김: 솔깃한데요?(웃음)
이: 네, 그래서 저도 좀 알아보기는 했습니다.(웃음) 그런데 문제는 해외투기 자본들이 이 사실을 놓칠 리가 없고요. 또 세금도 없다 보니까 다들 한국 시장으로 몰려와서 폭탄을 한국 사람들에게 떠넘기도 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김: 폭탄을 떠넘긴다고요?
이: 네, 마지막 버블이 터질 때 쥐고 있는 사람은 말 그대로 쪽박을 찰 수밖에 없는데요. 그 폭탄 돌리기의 종착점으로 한국 시장을 이용한다는 것이죠.
김: 심각하군요. 이러다가 한국만 된통 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네요.  
이: 네, 그렇습니다. 한국 국민 돈을 모아서 외국 투기세력에게 주는 셈이니까요. 그런데 지금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가상화폐를 규제해야 한다는 청원과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청원이 둘 다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요. 야당에서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 이걸로 정치공세를 벌이고도 있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인구가 벌써 300만 명을 넘었다는 말도 있고요. 그래서 무조건 규제로 가기에도 부담인 상황입니다.
김: 그 사람들은 이런 버블을 지지하는 건가요?
이: 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10년 일해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도 못 살 거 그냥 비트코인을 산다는 경우입니다. 실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경각심을 보여주기 위해 가상화폐 방송을 했는데. 거기서 8만원으로 시작한 20대 학생이 200억을 넘게 벌은 걸 인증해 버렸거든요. 게다가 방송 인터뷰 2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30억을 더 벌었어요. 그러니 젊은 층은 ‘가즈아!’를 외치는 거죠.
김: 지난 번 기사에서 이 기자 덕분에 배운 말이네요, ‘가즈아.’ 요즘 한국 뉴스에 많이 나오더라고요.
이: 이 용어 사용되는 것만 보더라도 사회 전반적으로 얼마나 큰 현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김: 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하죠.
이: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비트코인이 나쁜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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