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계주 결승 레이스 도중 넘어진 한국의 김아랑(왼쪽에서 둘째). 뒤따르던 캐나다의 발레리 말테(왼쪽)도 걸려 넘어졌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여섯 번째 신화를 썼다. 김아랑(23·고양시청), 심석희(21·한국체대), 최민정(20·성남시청), 김예진(19·평촌고), 이유빈(17·서현고)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남자 1500m(임효준), 여자 1500m(최민정)에 이어 이번 대회 쇼트트랙 세 번째, 한국 선수단으로선 네 번째 금메달이었다. 최민정은 첫 올림픽에서 대회 2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중국·캐나다·이탈리아와 맞붙은 결승에서 한국은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 순으로 레이스에 나섰다. 경기 초반 맨 뒤에서 달리던 한국은 다섯 바퀴째 김예진이 이탈리아 선수를 추월하면서 3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기습적인 선수 교대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주에서는 체력 안배를 위해 보통 한 바퀴 반을 돌고 교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아랑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앞에서 교대하는 사이 반 바퀴를 더 달리면서 캐나다를 추월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심석희에 이어 최민정이 레이스 막판 스퍼트를 하면서 마침내 중국까지 따라잡았다. 마지막 주자 최민정은 그대로 두 바퀴를 달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심판 판정이 석연찮다는 지적도 나왔다. 레이스 중반 한국의 김아랑이 넘어지면서 그의 발에 걸려 캐나다 선수도 쓰러졌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중국과 캐나다의 실격이 선언됐다. 심판진은 “(2위로 들어온) 중국의 판커신이 레이스 막판 최민정과 몸싸움을 벌이다 손을 썼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아! 0.01초’차민규  빙속 남자 500m 은메달 쾌거

   ‘아! 0.01초’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다크호스’ 차민규(동두천시청)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0.01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차민규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4초42를 기록,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 간발의 차로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3위는 중국의 가오팅위(34초65)에게 돌아갔다. 차민규의 은메달로 한국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대한항공)이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8년 만에 고국에서 열린 올림픽 무대에서 남자 500m 메달을 추가하는 경사를 맞았다. 여기에 한국은 차민규의 은메달로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남자 1,500m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성남시청)과 여자 500m 은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스포츠토토)까지 총 3개의 메달(은 2개·동 1개)을 수확했다. 이날 14조 아웃코스에서 캐나다의 주니오 길모어(35초158)와 레이스를 펼친 차민규는 출발 총성과 함께 힘차게 출발해 첫 100m를 9초63으로 주파했다. 초반 100m 기록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뒷심이 좋은 차민규는 힘차게 얼음을 지치면서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나머지 400m를 24초79에 끊고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차민규의 기록은 200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작성된 기존 올림픽 기록과 타이였다. 특히 이날 차민규의 기록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500m에서 작성한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인 34초31에 육박하는 좋은 기록이었다. 레이스를 끝내고 초조하게 남은 선수들의 결과를 지켜보던 차민규는 로렌첸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 잠시 얼굴을 감싸 쥐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마지막 조 경기가 끝나고 은메달이 확정되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은메달을 자축했다.

올림픽 중계 SBS-KBS 각축 … MBC 부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3사의 중계방송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SBS와 해설위원의 신선도가 돋보이는 KBS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파업 등의 여파로 준비가 부족했던 MBC는 개막식부터 해설 논란에 휘말리며 지상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SBS는 올림픽 시작 전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KBS와 MBC가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넘게 파업을 겪는 사이, 평창올림픽 중계를 충실하게 준비하며 중계방송 경쟁에 나설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스포츠 빅이벤트 추진단을 꾸리고 11월 워크숍을 여는 등 일찌감치 사전 작업을 했다. 개회일인 9일부터 19일까지 펼쳐진 주요 경기에 대한 지상파 3사 중계 시청률을 비교한 결과 SBS는 국내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5개 종목(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스켈레톤, 피겨, 컬링)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파업을 겪은 KBS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도 중계방송을 성공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다. 설 연휴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빼는 대신 올림픽에 집중했다. 지난달 24일 파업이 종료된 K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늦게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내부에서는 파업 전부터 평창올림픽에 조금씩 대비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KBS는 슬로건 등 일부 기본적인 요소를 미리 계획하고, 파업 종료 시점부터 구체적인 실행 안을 논의하고 확정했다. KBS보다 파업이 길지 않았던 MBC는 대대적인 인사발령과 조직개편이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 같은 큰 이벤트를 앞두고 조직이 크게 바뀌어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만 40만 명‘김보름 논란’과 빙상계 현주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선수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로 꾸려진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앞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8팀 가운데 7위를 차지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다. 성적보다 논란이 된 것은 경기 후였다. 김보름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팀추월은 선두가 아닌 마지막 선수의 기록을 찍기 때문에 안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했다. 아쉬움을 표했지만 뉘앙스가 노선영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처럼 비춰져 여론을 화나게 했다. 팀워크 논란의 진상을 밝히고 김보름,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움직임이 들끓고 있다. 만 하루도 안 돼 서명자가 40만 명 안팎에 이르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백철기 총감독과 김보름은 해명과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 빙상계가 연일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부 논란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씁쓸한 현실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진 이번 논란이 언제쯤 원만하게 해결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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