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전해 놀란 외신들

    "정말 낯설다. 보안요원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행사라면 중무장한 병력이 있을 줄 알았다." 이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관전하러 왔다는 미국 덴버 주민 다나 피핸(41)씨의 말이다. USA투데이는 18일 평창올림픽 안팎의 높은 치안 수준을 조명하는 기사를 냈다. 이 매체는 지난 14일 미국 학교에서 벌어진 또 한번의 총기난사 사건을 언급하며 총기 규제가 엄격한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적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 이미나(20)씨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는 총이 없다"며 "폭력적이거나 약자를 괴롭히는 학생은 있지만, 모두를 향해 총을 쏠 수는 없다"고 말했다. USA투데이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1인당 총기 보유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진국 중 총기 보유율이 가장 높은 미국에 3억정의 총기가 있는 것에 비해 한국에는 51만정이 등록되어 있다"는 것. 이어 "대부분의 경찰관은 총기를 휴대하지 않으며 극소수의 시민들만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스턴에서 온 관중 페이 스토클리(76)씨는 "총이나 그런 건 (여기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바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조차 '이전 올림픽들과는 달리' 총기를 숙소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경기에서 쓸 총기를 경비인력이 상주하는 보관소에 맡겨야 했다는 것.  한국의 중범죄 발생률이 낮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국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인구 5100만명의 한국에서는 살인사건 356건이 발생했다. 반면 그해 인구 2700만명인 시카고에서만 762건의 살인사건이 있었다.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에서라면 경기장 안팎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중무장 병'을 보기 어렵다는 점도 소개했다. 4년 전 러시아 소치올림픽도 보러 갔었다는 한 노르웨이인은 "그건 보안요원들이 아니라 무장병력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친구는 "여기서는 훨씬 편안하다"고 거들었다. 물론 보안요원이나 경찰·군인 병력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 매체는 조직위를 인용해 경찰, 군인, 정보기관 요원 등 "잘 훈련되고 신형 미국 무기"로 무장된 62만5000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기장 안팎 곳곳에 설치된 CCTV도 빼놓으면 안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성백유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한국은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말했다. '다른 올림픽과 비교해서 경찰이나 군인이 많이 안 보이는 것 같다'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성 대변인은 "전 세계 많은 도시와 나라를 가봤지만 한국처럼 안전한 곳이 없다"며 "밤에 혼자 움직여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한국 주재 외교관 및 외국기업들을 초청해 개최한 평창동계올림픽 설명회에서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역사상 가장 안전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목표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꽤 성공적으로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직원으로 근무하다 은퇴 후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스티븐 타프는 USA투데이에 이렇게 말했다. "고향 친구들이 북한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하면 나는 여기가 미국보다 안전하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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