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대학 측 감사의미로 이강식 화백에 화실 증정

    지난 2월 3일 갈라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개관을 한 Ent Center for the Arts 에 자신의 이름을 딴 화실을 갖게 된 한인이 있어서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강리 셰퍼드(Kang Lee Sheppard, 한국명 이강식) 화백으로 지난 50년 간 콜로라도 스프링스 지역사회와 콜로라도 대학(콜로라도 스프링스)에 대한 이 화백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학교 측이 마련해 준 감사의 의미였다. 이 센터의 건립에는 총 7천만 달러 정도가 소요되었으며, 92,000 sq ft의 면적에 5곳의 회의장과 공연예술 갤러리, 극장 등을 갖춘 대형 예술센터로 이번에 콜로라도를 찾은 조성진 피아니스트도 며칠 전 이곳에서 리사이틀을 가진 바 있다. 학교 측으로부터 “Kang Lee Sheppard Arts Learning Studio”라고 명명된 화실을 받은 이 화백은 “내 이름이 걸린 화실을 받아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이 화실에서 작품 작업과 미술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흥분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20대이던 67년에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홀홀단신으로 유학을 왔던 앳된 처녀는 어느덧 여든을 맞이한 호호백발이 되었지만, 이 화백의 초롱초롱한 눈에서는 도저히 그 나이로는 믿기지 않을 열정과 순수함이 엿보였다. 홍익대 동양화과에 진학한 이 화백은 한국 동양화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 청전(靑田) 이상범(1897-1972), 청와대 대통령집무실에도 그림이 걸려 있는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 전통산수화의 대가 옥산(沃山) 김옥진(1927-  2017), 화가들도 선물로 받고 싶어한다는 천경자(1924-2015) 화백 등 당대의 기라성 같은 스승들 밑에서 그림을 배웠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갈망하고 공부에 희열을 느꼈던 이 화백은 콜로라도 대학(볼더 및 콜로라도 스프링스)으로 유학을 와 서양화를 배웠으며, 석사학위 취득 후에는 작품활동과 병행하여 콜로라도 대학(콜로라도 스프링스)과 파익스 픽 커뮤니티 칼리지(Pikes Peak Community College)에서 후학들에게 동양미술과 세계문화사에 대한 강의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동양화, 수채화, 드로잉 등을 가릴 것 없이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이 화백은 수 차례에 걸쳐 국내외 전시들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1998년에는 인명사전인 후즈후(Who's Who) 서양편에, 그리고 2000년에는 후즈후 세계편에 각각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도 8·15 광복절이 되면 한국 국기와 미국 국기를 나란히 걸어놓는다는 이 화백은 한국에서 산 기간보다 미국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더 많지만 여전히 고국에 대한 사랑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나라사랑에 기반해 그녀는 벌써 50년 가까이 한국 문화를 미국 사회에 알리는 데 노력해오고 있다. “처음 미국에 오니 다들 내가 일본인인 줄 알았다”고 회상한 이 화백은 “그 당시에는 가난하고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였지만 그래도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람들도 미국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미국 사회에 알려주고 싶어서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매년 대규모의 문화제를 열고 한복과 고전무용을 비롯한 한국 문화 공연을 통해 한국 문화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알려 왔었다. 또한,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녀는 직접 교육기관을 만들어 한국문화를 알리기 시작했다. The Sheppard Art Institute and World Culture Center(SAI)는 이 화백이 미술과 문화 교육을 위해 1988년에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최소한의 수업료만을 받으며 다양한 미술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화백도 이번에는 파스텔화(4월 10, 17, 24일 3일간)와 동양화 기법(2월 13일부터 3월 20일까지 6주간) 수업을 맡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 한글학교에서 붓글씨도 다년간 지도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화백은 “연령에 상관없이 미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창의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미술 수업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러한 뜻을 이루기 위해 SAI를 만들었고 이번에 Ent Center for the Arts에도 스튜디오를 갖게 되어 무척 보람되고 행복하다. 콜로라도에 계신 한인들 뿐 아니라 미국 주류 사회에도 미술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화백의 수업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미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The Sheppard Art Institute (SAI)는 4476 Seton Hall Road, Colorado Springs, CO 80918에 위치하고 있으며, Ent Center for the Arts는 5225 N Nevada Ave, Colorado Springs, CO 80918에 자리잡고 있다. 이 화백의 활동이나 수업 등에 대해 궁금하거나 관심 있는 경우 719-282-2706 또는 kang37@copper.net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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