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첫 콘서트

    한국이 배출한 천재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이 콜로라도를 처음으로 찾아 콘서트를 펼쳤다. 조성진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지난 1월에 개관한 엔트 아트 센터(Ent Center for the Arts)가 개관 기념으로 기획한 5명의 유명 예술가 초청공연의 일환으로 2월 28일에 콜로라도를 방문해 첫 공연을 펼쳤다.  245석 규모의 채프먼 리사이틀 홀(Chapman Foundations Recital Hall)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거의 만석을 기록했으며, 1/3 가량이 한인 관객들로 채워져 수준 높은 문화 공연에 목말라하는 한인들의 열망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주간 포커스의 지역단신 외에는 특별하게 대대적인 광고가 나가지도 않은 상황이었지만, 한인 교민들은 조성진이 온다는 소문을 듣고 직접 이를 공유하고 발품을 팔아 티켓을 마련해 콜로라도 스프링스까지 내려가는 열의를 보였다. 그만큼 조성진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수퍼스타급 피아니스트다. 94년생으로 올해 겨우 23세의 조성진은 지난 2015년에 열린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유명세를 탔다. 차이코프스키, 퀸 엘리자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매년 열리는 것도 아니고, 5년에 한번씩 폴란드에서 열리는 콩쿠르다.

    한국인으로 지금까지 입상자는 2005년에 임동혁, 임동민이 3위 공동수상을 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조성진은 20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함으로써 최초의 한국인 우승자가 되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당시 채점표에서 심사위원 중 한명인 프랑스인 지휘자 필립 앙트레몽이 결선에서 조성진에게 10점 만점에 최하점인 1점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했다는 것이다. 조성진은 앙트레몽에게서 1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심사위원들로부터 9-10점의 최고 점수를 받음으로써 2위와 5점 차이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누가 봐도 인종차별적인 채점임이 다분했지만, 조성진은 “사람마다 평가의 기준이 다를 수 있으며, 그의 뜻을 존중한다”며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2012년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공부했으며, 현재는 베를린에서 거주하고 있는 조성진은 작년에 한국에서 공연한 것을 비롯해 북미 및 유럽 공연 스케줄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콜로라도를 방문해 공연을 펼친 조성진은 베토벤의 소나타 8번 중 2악장 C단조 작품번호 13 ‘비창’(Pathetique) 전곡 4곡을 시작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0번 중  E 장조 작품번호 109 3장 전악장, 휴식 후 2부 공연에서는 드뷔시의 영상 2집 ‘잎새를 스치는 종소리’(Cloches a travers les feuilles),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Et la Luna Descend Sur le Temple Qui Fut), ‘금빛 물고기’(Poissons d’or) 등 3곡 전곡,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 B단조 작품번호 58 전곡 4곡을 모두 소화해내며 격정적인 공연을 펼쳤다. 특히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던 쇼팽의 소나타는 쇼팽 특유의 서정적인 음률로 시작했다가 강렬한 푸가 변조로 끝마무리를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숨막히는 감동을 선사했다. 조성진은 공연을 마친 후 간단한 사인회를 통해 자신의 CD를 구매한 사람들을 위한 서명과 사진촬영에 일일이 응했으며, 3월 2일 애리조나 공연 일정에 따라 다음날인 3월 1일에 애리조나 스카츠데일로 떠났다. 엔트 아트 센터에서 조성진 이후로 공연하게 되는 세계적인 한국인 아티스트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Sarah Chang)으로 오는 3월 15일 저녁 7시30분에 쇼클리-잘라박 시어터(Shockley-Zalabak Theater)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 티켓 예매 및 문의는 웹사이트 http://uccspresents.org/events/2017-18/sarah-chang를 방문하거나 719-255-3232로 전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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