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차기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나 해스펠(62) 부국장을 지명했다. 그는 30여 년간 실무에서 잔뼈가 굵은 ‘정보베테랑’이다. 해스펠이 공식 취임하면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CIA 수장이 된다. 1985년 CIA에 들어온 해스펠은 비밀공작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고, 스파이 총책인 국가비밀공작처(NCS)와 대테러 센터 등을 이끌었다. 영국 지부장, 중남미 지국장 등을 거치면서 해외근무 경험도 풍부하다. 정보 요원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 여성 내부인사로서는 처음으로 CIA 2인자인 부국장 자리에 올랐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 등 역대 정보수장도 예외 없이 해스펠의 업무능력을 인정했다. 해스펠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신뢰하고 CIA 국장에 지명했다. 이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붙였다. 해스펠의 유일한 ‘흑역사’는 일종의 물고문인 ‘워터보딩’ 논란이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알카에다 조직원을 비롯한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비밀 구치소를 설치·운영한 중심축으로 지목됐다. 이 과정에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워터보딩을 사용하도록 하고 신문 과정의 녹화 영상을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도 고문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한 CIA 여성 관리가 태국의 비밀감옥에서 2명의 구금자를 상대로 워터보딩을 했다’는 내용을 적시했고, 해스펠이 그 장본인으로 꼽혔다. 해스펠은 물고문 논란 속에 국가비밀공작처장 대행직에서 조기 퇴진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정권 출범과 맞물려 CIA 부국장에 오르면서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효과를 보려면 용의자에 대한 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물고문 논란은 향후 상원 인준표결 과정에서도 문제가 될 것으로 언론들은 전망했다.

장난감 천국 토이저러스, 미 전매장 폐쇄 검토

    북미 최대 완구류 유통체인인 토이저러스가 미국 전체 사업을 청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미국 C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미국 전역에 있는 800개 매장을 폐쇄하고, 파산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 작업도 중단할 계획이다. 토이저러스는 실적 부진으로 부채가 50억 달러(5조3천억원)까지 급증하자 지난해 9월 미국 버지니아주(州) 리치먼드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는 지난 1월 채무조정 목적으로 미국 전체 매장의 20%에 달하는 184개 매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육지책에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자 결국 전 매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러한 계획은 이르면 오는 12일 리치먼드 법원에서 열리는 파산 공청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매장 폐쇄와 미국 내 사업 청산은 회사와 채권단이 염두에 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였다며 일부 채권자들은 토이저러스가 계속해서 사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난감 제조업체들은 현재 타깃과 월마트보다 더 큰 소매업체였던 토이저러스가 사라질 경우 자금줄이 막히는 등의 후폭풍을 겪을까 우려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토이저러스가 미국 사업 청산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후 미국 최대 완구업체인 해즈브로와 마텔의 주가는 각각 3%, 5% 급락했다. 1948년 설립된 토이저러스는 1996년 만든 유아용 베이비저러스를 포함해 전 세계에 1천600개 점포를 가진 대형 완구체인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전통적 장난감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으로 어린이들의 선호가 옮겨가고,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의 부상으로 오프라인 완구매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융자 갚느라 허리 휜다, 새 차 월평균 페이먼트 515달러

    ‘자동차 융자 때문에 살림이 휘청?’ 지속적인 이자율 상승 추세에도 불구하고 신차 또는 중고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에게 발급되는 자동차 융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3대 크레딧 평가기관인 익스페리안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신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발급받는 평균 융자금은 3만1,099달러, 중고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얻는 평균 융자금은 1만9,589달러로 각각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멜린다 자브릿스키 익스페리안 오토 파이낸스 솔루션 담당 디렉터는 “자동차를 구입하는 미국인들이 소득수준에 맞게 융자를 신청해서 받는지 의문”이라며 “본인의 수입을 고려해 매달 납부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융자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4분기 말 현재 신차를 구입한 미국인들의 월 평균 융자 페이먼트는 515달러, 중고차를 구입한 미국인들의 월 평균 융자 페이먼트는 371달러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자동차 융자금과 월 페이먼트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을 타기 위해 페이먼트를 더 많이, 더 오래 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페이먼트를 평균 69개월 동안 납부하며, 중고차 구입시에는 평균 64개월간 페이먼트를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미국인들이 구입한 신차 평균가격은 3만 5,176달러로 2015년의 3만3,532달러보다 1,600달러가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미국인들은 승용차보다 가격이 비싼 SUV와 트럭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며 “오른 가격과 이자율로 인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페이먼트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비싼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과거처럼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융자금 대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들은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경제상황에 변화가 발생하거나 가스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다. 한 전문가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자동차 리스에 대해 “리스를 하게 되면 월 페이먼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며 “처음 리스를 할 때는 월 페이먼트와 다운페이먼트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만족해 하지만 리스 기한이 만료되면 차를 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쓰던 차를 내주고 그 대가로 새로 살 차의 가격을 낮추는 이른바 트레이드-오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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