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대신 게임기용 컨트롤러 최초 사용

     콜로라도주의 이름을 딴 최신예 핵 추진 공격잠수함(SSN)이 지난 토요일 취역했다. 미 해군 공식 블로그인 네이비 라이브(Navy Live)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네티컷주 뉴런던 해군 잠수함기지에서 성능이 크게 향상된 배수량 7천800t 규모의 버지니아급 '블록 3형' SSN 콜로라도(SSN 788) 함이 취역했다고 보도했다. 콜로라도 함은 2012년부터 건조되기 시작한 SSN으로 버지니아급 잠수함 가운데 15번째, 블록 3형으로는 다섯 번째다. 콜로라도 함은 신형 발사관(VPT) 두 개를 갖추고 2천500㎞ 밖에서도 정밀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2발을 장착한다. 임무는 적 잠수함과 수상함 감시와 공격, 네이비실(해군 특전단) 등 특수전 요원 침투 지원, 적 표적 정보·감시. 정찰(ISR) 등이다.

     콜라라도 함은 특히 물 밖 감시를 위한 잠망경 조작에 게임기용 'X-박스' 컨트롤러를 처음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네이비 라이브는 지적했다. 버지니아급에는 함 내에서 물 바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회전 잠망경이 없다. 대신 외부에 360도로 회전하는 카메라 두 대를 설치, 대화면에 해상도가 높은 모니터를 통해 수상을 감시한다. 조작은 조이스틱용 컨트롤러로 이뤄졌으나 적응에 몇 시간이 걸리는 데다 비용도 이미징 컨트롤 패널 한 세트가 수천만 원이 넘는다. 고장 시 쉽게 공급받을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 미 해군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지원으로 조이스틱 대신 X-박스 컨트롤러를 콜로라도 함에 처음으로 설치해 운영한 결과,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 게임에 익숙한 수병들은 X-박스 컨트롤러를 불과 몇 분 만에 자유롭게 조작한 데다 비용도 3만 원대에 불과하다. 더구나 고장 시 전 세계 웬만한 곳에서 X-박스 컨트롤러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콜로라도 함은 또 기존의 버지니아급 SSN에 설치된 수직발사관(VLS) 대신 두 개의 신형 대형발사관(VPT)을 통해 사거리 2천500㎞ 이상인 12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네이비 라이브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어뢰실을 특수전 요원들의 거주 공간과 침투 지원 장비 보관 등으로 개조했다. 한편 미 해군은 2014년 10월 취역한 노스 다코다 함(SSN-784) 등 블록 3형 세 척을 포함해 모두 13척의 버지이나급 SSN을 운용 중이며, 블록 3형 SSN은 다섯 척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급 후속으로 건조한 버지니아급 SSN은 길이와 폭은 각각 115m, 10m이고 수중 최대 속도는 시속 63㎞다. 450㎏의 고성능 폭약이 든 탄두를 단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로 무장하고 있으며, VLS과 4개의 어뢰발사관을 갖췄다. 승조원 수는 134명이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은 버지니아급 SSN 화력 증강작업의 하나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건조할 블록 3형 버지니아급 SSN에 신형발사관(VPM)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블록 3형 SSN은 모두 4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지금보다 화력이 3배나 증강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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