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운동이 확산하며 지난 2009년 발생한 단역배우 자매 사망사건을 재조사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제발 재조사를 해주세여’라는 글이 올라와 있고, 이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13만 1428명(20일 오전 10시 현재)에 이른다. 같은 내용으로 올라온 다른 글도 수십 건이며 각 글에 수십 명에서 수천 명까지 ‘동의’ 버튼을 눌렀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이 사건은 2004년 7월 시작됐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A 씨는 동생의 권유로 드라마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보조출연자를 관리하는 보조반장과 부장, 캐스팅 담당자 등 12명으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A 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자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 수사가 진행됐지만 또 다른 비극이 이어졌다. 경찰은 가해자가 옆에 있는 가운데 A 씨에게 피해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라고 했고, 가해자들은 A 씨를 계속 협박해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 A 씨는 2009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언니에게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소개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동생도 6일 뒤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에 충격을 받은 A 씨의 아버지는 2개월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홀로 남은 A 씨의 어머니는 가해자들을 처벌해 달라며 1인 시위를 했지만 가해자들이 A 씨 어머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검찰이 기소해 대중의 공분을 샀다. A 씨 어머니는 지난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방송 진행자가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법적으로 다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는 말을 건네자 A 씨 어머니는 “없어도 좋다. 국민 여러분이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고 답하며 “(가해자들을) 제발 여의도 업계에서 내쳐달라”고 강조했다.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추천한 청원 건에 대해서는 청와대 수석이나 각 부처 장관이 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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