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오로라, 체리크릭 학군 등 30개 학군 임시 휴교


    콜로라도에서 교사 월급이 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일부 교사들은 사비로 학용품을 공급할 정도다. 그럼에도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교사들은 묵묵히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그러나 초임 교사들의 월급으로는 덴버 메트로 지역에서 월세를 내기도 빠듯한 상황이 되면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콜로라도의 교사 연봉은 평균 46,506달러로, 전국 평균 58,950달러에 비해 무려 12,000달러가 넘게 모자란다. 당연히 전국 랭킹에서도 꼴찌 수준이다. 결국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콜로라도 학군들 가운데 제퍼슨 카운티, 더글러스 카운티, 체리 크릭, 덴버, 오로라 등 대형 학군 30개가 이틀에 나누어 순차적으로 임시 휴교를 하고, 수천명의 교사들이 주 의사당 건물 앞으로 달려가 시위를 벌였다.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하나였다. 콜로라도의 공립교육을 위한 펀딩을 더 늘여서 교사들에게 충분한 임금을 지급해달라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고 있다. 교사들이 연차까지 내가며 시위를 할 만큼 교사의 대우가 좋지 않은 것은 이해하지만 이런 시위 정도로 입법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박봉을 받고도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해와 교사들의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던 입법자들과 시민들에게 콜로라도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어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그러나 어느 쪽에 서든 교사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이를 주민투표에 부쳐 유권자들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평일에 학교 문을 닫고 주 의사당 앞에 서서 시위를 해야할 만큼 절박한 입장을 드러낸 이번 시위가 콜로라도 유권자들에게는 교사들의 불만을 충분히 인지시키는 움직임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콜로라도의 교육 재정이 부족한 것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 콜로라도의 학교들은 총 8억2200만달러의 재정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는 곧 학생 한명당 펀딩이 전국 평균보다 2,700달러나 적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특수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에 콜로라도보다 더 적은 돈을 지출하는 주는 오클라호마와 아리조나 정도에 불과해 콜로라도의 교육 재정은 거의 바닥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교사들은 예산 안정을 위해 올해 최소한 부족한 교육 재정 1억5천만달러를 충당하고, 2022년까지 남은 금액을 완전히 충당해 달라고 입법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입법자들은 학교 재정이 완전히 회복되고 학생 두당 펀딩이 전국 평균 수준에 이를 때까지 법인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세금 혜택을 줄이거나 동결시키는 방식으로 재정을 충당시켜야 한다. 또 은퇴한 교사들이 다시 서브 교사 등의 형식으로 교직에 다시 복직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위해 은퇴자들에게 주어지는 생계비 수당도 인상해야만 한다. 한편,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교사 시위로 인해 교사가 부족해지면서 30개 학군 약 600,000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쉬어야 했으며, 이 때문에 직장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들이 급하게 하루를 쉬며 어린 아이들을 돌보거나 베이비 시터를 구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입장을 이해해 교사들의 시위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사들의 시위와 이를 옹호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잔 히큰루퍼 콜로라도 주지사는 “나도 교사들에게 더 많은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 중 한명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 지출금 인상을 제한하고 세금 인상은 무조건 납세자들에게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는 납세자 권리장전(TABOR)의 수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히큰루퍼 주지사는 “납세자 권리장전을 없애거나 수정한다는 것이 곧 세금 인상과 직결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를 수정함으로써 교육부가 더 많은 돈을 받아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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