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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불능’에 빠진 초등생들
우리도‘잘’놀고 싶어요
2018년 05월 17일 (목) 07:04:49 weeklyfocus weeklyfocus@focuscolorado.net
     영어학원이 끝난 건 오후 3시 50분. 다음 논술학원 시간까지 50분이 남았다. 40분 걸어서 집에 갔다 오는 것보다 어떻게든 시간을 때워야 한다. 200m만 걸으면 작은 공원이 있다. 하지만 뛰어놀 친구가 별로 없다. 땀나면 수업 듣기도 힘들다. “어제 ‘코노’를 갔으니 오늘은 PC방 갈 차례네.”함께 영어학원을 다니는 친구가 중얼거렸다. 코노는 ‘코인노래방’의 줄임말이다. 500원에 노래 두 곡을 부를 수 있다. 할 수없이 또 PC방에 왔다. 올 때마다 마음이 불안하다. 학원수업 시작 15분 전에는 출발해야 한다. 수시로 모니터 오른쪽 밑에 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 중고교생보다 부족한 초등생 휴식시간
우진이는 “마음 놓고 쉬는 건 하루에 한 시간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진이만 그런 게 아니다. 대부분의 한국 초등학생이 조금 쉬고 많이 공부한다. 1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한국 초등생의 평일 휴식시간은 48분. 각각 49분, 50분인 중고교생보다 적다. 평일 공부시간도 195분으로 초등생이 가장 많다. 주말 휴식시간도 초등학생이 171분으로 가장 적다. 지난해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전국의 초중고교생 64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행복생활시간조사’ 결과다. ‘진짜 휴식’을 위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니 아이들은 학원가는 시간을 이용한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반쪽짜리 휴식이다. 그래서 학원이 밀집한 서울의 일명 ‘쓰리동(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PC방이나 코인노래방, 카페가 늘 성업 중이다. 10일 오후 4시 반 대치동의 한 PC방에서 만난 한모 군(12)은 저녁식사로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한 냉동만두와 콜라를 먹고 있었다. 오후 5시 한 군은 “아! 짜증나”를 외치며 서둘러 PC방을 나가 학원으로 향했다. 아이들은 놀이도 학원에서 배운다. 9일 중계동의 한 스포츠클럽에는 아이 4명이 강사의 지시에 따라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체육관 한구석에서 줄넘기만 만지작거리던 박모 양(10)은 “엄마는 나에게 줄넘기를 하고 놀라는데 솔직히 재미없다. 혼날까 봐 말은 못하지만 왜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근처 학원가를 걷다 보면 ‘동요스쿨’ ‘독서코칭’ ‘초중생 체육’ 등을 소개하는 학원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원하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 공부 압박이 낳은 ‘휴식 포비아’
‘스라밸(Study and Life Balance·공부와 삶의 균형)’이 무너진 아이 중에는 ‘놀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삶의 균형추가 공부에 맞춰져 있다 보니 휴식이나 여가가 주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올 4월 서울의 한 아동상담센터를 찾은 김재영(가명·11) 군은 “엄마가 쉬라고 얘기해도 나는 공부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 김 군은 자유시간에도 집에서 허공을 쳐다보거나 시키지도 않은 숙제를 한다. “공부하지 말고 놀아도 된다”는 아빠 엄마의 말에도 김 군은 책을 놓지 않는다. 어떨 때는 “숙제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센터의 상담사는 “(김 군이) 노는 시간도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길들여져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으로 사라지면서 한국의 많은 아이가 ‘놀이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놀이의 기본은 ‘자율성’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아보지 않고 주어진 일과만 수행한다면 결국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주체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통보
미국 강경 기조에 반발?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10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16일 0시30분쯤 리선권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정부에 보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알려왔다.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고위급회담을 10시간도 채 남기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 통보를 한 것이다.  북한이 연기 이유로 든 것은 ‘맥스 선더’ 훈련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조선 전역에서 우리를 겨냥하여 벌어지고 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맥스 선더’ 훈련이 지난 11일에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북한은 전날(15일)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내 정부가 14일에 열자고 제안했던 고위급회담을 16일에 열자고 수정 제의하는 등 정부와 회담 관련 협의를 진행해 왔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 취재하러 올 남측 언론을 초청하는 통지문도 15일에 보냈다.  이에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것은 오히려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관련 구체적인 일정을 잡는 등 비핵화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미국 내에서 여전히 북한 핵무기의 미국 반출과 생화학 무기 폐기, 일본인 납치자 문제 거론 등 대북 강경 입장이 유지되고 있자 이에 대한 반발과 주도권 잡기를 위해 남북 고위급회담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실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국도 남조선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 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다른 한편 남한 길들이기 성격도 있어 보인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보도에서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 놓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최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과 저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태 공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내달 12일 북미 양 정상이 비핵화 합의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고위급회담 취소로 최근 만들어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도 고위급회담이 연기되더라도 대화 흐름 자체가 끊기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남북 대화 채널 등을 통해 대화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국방부의 롭 매닝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군은 현재 기동훈련인 2018독수리훈련(Foal Eagle)과 2018 맥스선더 훈련을 포함한 반복적인 연례 한미 봄 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어적 훈련은 군사태세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한미 연합의 통상적이고 연례적인 훈련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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