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진정한 여성상을 회복한다

    지난 21일 저녁 서른 다섯 명의 엄마 봉사자들이 모였다. 대부분이 일을 하는 워킹맘들이라 바쁘고 귀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나온 것임에도 환한 미소로 서로를 반기며, 소중한 이들을 만난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음 달 11일에 열리는 420차 미주 두란노 어머니학교 콜로라도 12기를 준비하기 위해 봉사자들이 벌써 여섯 번째 모임을 갖고 있는 것이다. 두란노 어머니학교는 1999년 서울의 두란노바이블칼리지에서 처음 시작되서 현재 한국에서는 92개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2002년 시애틀을 시작으로 해서 현재 6대주 41개국의 수많은 도시에서 열리고 있다. 미국에서만도 알라스카, 하와이를 포함해서 38 곳에서 개최되고 있고, 그 중 한 곳이 콜로라도 덴버이다.두란노 어머니학교가 콜로라도에서 독립적으로 열리게 된 계기는 십여 년 전 열 명 정도의 여성 신자들이 미주 본부가 있는 로스 엔젤레스까지 달려가 두란노 어머니학교를 수료한 것에서 비롯된다. 보통 두란노 어머니학교가 일주일에 이틀씩 2주에 걸쳐 총 4일을 모이니까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서 로스 앤젤레스로 달려갔던 것이다.

    이들을 위해서 뉴라이프 선교교회의 정대성 목사가 밴을 렌트해서 직접 운전을 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가 두번씩이나 외박을 하며 LA까지 왕복을 했다는 사실을 통해 두란노 어머니학교를 통해 얻는 기쁨이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의 수고로 인해 콜로라도에서 두란노 어머니학교의 운영을 도울 수 있는 봉사자들이 양성될 수 있었고, 이들의 거룩한 열정이 이어져 지금까지 700명이 넘는 수료자를 배출할 수 있었다.  1기를 졸업하고 꾸준히 봉사자로 활동하며 이번 12기 팀장을 맡은 신영자씨는 “50년대와 60년대는 시대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던 시절이고, 그만큼 여성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여성들 마음에 쌓인 이런저런 상처 치유가 필요하다”라고 어머니학교의 필요성에 대해 운을 뗐다. 이어서 그녀는 어머니학교를 통해서 아내 그리고 어머니라는 역할이 하나의‘사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기보다는 훈육을 하려고 들었던 것이나 평소의 말투 등 잘못인 줄도 모르고 있던 잘못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부부관계에 대해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어머니학교에 참여하면서 마음 속의 쓴 뿌리를 보게 되었고, 이로 인해 부부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영선씨는 “그만큼 젊은 엄마들이 온다면 아이들에게 모르고 저지르는 실수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겠나?”라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십 년째 어머니 학교 봉사를 맡고 있는 고봉순 고문은 “요즘 사회가 아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받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게 너무 무섭다. 아이들이 제대로 사랑을 받고 자라기 위해서는 어머니들이 치유되고, 가정이 회복되어야 한다. 어머니학교에서 이런 부분을 배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정아 고문은 콜로라도로 오기 전 산호세에서 어머니학교를 수료했었고, 초기 수료자들이 LA를 오갈 때 함께 동행하며 콜로라도에 어머니 학교가 독자적으로 열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정 고문은 연세가 많으신 어머님께서 어머니학교를 수강하셨는데 자기 정체성을 찾으시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어머니학교가 열리는 동안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생전에 두 집 살림을 하셨던 아버지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하셨었는데 아버지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결국 아버지를 용서하시는 모습을 보았다”며 체험을 들려주었다. 이어서 그녀는 “어머니학교는 할머니들에게도 아주 좋은 힐링 프로그램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콜로라도 두란노 어머니학교의 총무를 맡고 있는 김영선씨는 봉사를 한다고 나선 것이지만 오히려 받아가는 게 더 크다고 말했다. 45명에 이르는 봉사자들이 어머니학교가 열릴 때면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비즈니스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서까지 참석하는 열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이들은 어머니학교가 운영되는 데 필요한 경비들을 충당하기 위해 직접 회비를 내면서까지 봉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머니학교가 열리기 위해서 타주에서 강사분을 모셔오기 위해서 필요한 경비들이 적지 않은데 두란노 어머니학교가 어느 특정 교회에 속한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적인 지원을 받을 곳이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봉사자들이 자비를 들여서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김영선씨는 전했다.

    어머니학교 초기부터 총무를 맞아왔던 최애경고문은 "두란노 어머니학교는 어느 한 교회의 단체가 아니고, 그만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프로그램이다" 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사단법인 <더생명나무>가 아버지 학교와 함께 벌이고 있는 가정 회복 운동인 것이다. 다만, 기독교 단체이기 때문에 성경이나 기도, 찬양 등 기독교의 의식들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기독교의 전교 프로그램이 아니라 여성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자아상과 여성상을 깨닫고 회복함으로써 행복한 아내와 따뜻한 엄마로 거듭 태어나 가정을 회복시키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사회 운동 프로그램이다. 두란노 어머니학교가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는 데에는 강의뿐 아니라 매 시간마다 진행되는 특별한 의례 덕분이다. 머리로 깨달은 강의 내용을 의례를 통해 마음에 새기면서 참가자들은 깊은 치유와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어쩔 수 없이 희생을 감당하며 마음 속 깊이 꾹꾹 눌러놓았던 상처들을 깨닫고 털어내고, 그 자리에 진정한 자아상과 어머니 상을 다시 새기게 되는 것이다. 두란노 어머니학교는 여성들이 어디에서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속상함을 내려놓을 수 있는 안전한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란노 어머니학교 콜로라도 12기는 6월 11일, 12일, 18일, 19일 저녁 6시부터 10시 30분까지 네 차례 모임을 갖는다. 참가비는 120달러이고, 교재와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참가 문의는 303-478-0253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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