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서는 맹목적인 암기를 통한 영어공부의 오류를 다루었다. 또한 영어과목은 단순한 인문과학 과목이 아닌 피아노와 같이 예능과목에 더 가깝다고 했다.

그러면 BTM에서 가장 기초적이며 가장 중요시 여기는 말하기 옹알이 훈련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신중하고 분별력 있게 선정된 정상적인 인풋을 반복적인 옹알이 과정을 통하여 암기, 암송, 습득 및 축적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정상적인 인풋이란 무엇보다도 음성이 포함된 살아있는 실용적인 표현들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BTM 학습과정을 하나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 또한, 이 그림은 인풋-아웃풋의 관계에 대한 작업가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인풋-아웃풋의 관계에 대한 작업가설을 다시 한 번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인풋과 아웃풋 사이에 변종은 없다.
2.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없다.
3. 인풋과 아웃풋 사이에는 개별적으로 극복해야되는 언어적 저항이 있다.
4. 학습자에게 가장 필요하고, 실용적이며, 간단한 표현들이 가장 효율적인 아웃풋을 생산한다.
5. 학습자의 해당 영어 실력은 바로 언어공간에 축적된 아웃풋의 수량, 수준 및 실용성에 따라 결정된다.
6. 가장 효율적인 영어습득 및 구어기량 개발을 위한 영역별 학습단계는 존재한다.

위의 작업가설은 본 칼럼의 초기에 다른 유형으로 언급된 적이 있지만, 여기서 그림과 함께 다시 한 번 소개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성공적인 영어습득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많은 영어교육 및 학습방법들은 이와 같은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철저한 실패를 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위의 가설들은 이제까지 우리가 해온 영어공부 또는 영어교육이 효율적이지 못했던 다양한 이유를 체계적으로 정확히 설명하고 있다. 위의 가설에 따르면 영어공부를 올바르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 왜 이제까지 우리가 받아온 영어교육이 효율적이지 못했는가를 한 눈으로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설사 정상적인 인풋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언어적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언어공간에 완전히 습득자원으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다면 위의 5번 작업가설을 바탕으로 보면 영어학습자로서 그 사람의 영어실력은 대단히 미흡할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바로 언어공간에 축적된 아웃풋의 수량, 수준 및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3번 가설을 바탕으로 선정된 각각의 인풋에 대한 아웃풋의 생산과 습득 및 이를 언어공간에 축적하는 과정이 바로 BTM의 핵심이 되는 각 영역별 옹알이가 되는 것이다.

한편, 위의 가설은 영어공부가 왜 그렇게 어려운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첫째로는 전통적인 영어교육 및 학습방법에 철저히 길들여지고 세뇌되었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법의 잘못된 인풋을 답습하지 않고 올바른 인풋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 둘째는 영어를 습득하기 위하여 각자가 극복해야될 언어적 저항이 한국말을 구사해온 우리들에게는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영어가 어렵다는 직접적인 의미는 바로 이와 같은 언어적 저항이 강하다는 것이다. 셋째로 영어공부가 어려운 것은 축적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단순한 암기와 암송을 하고 흘려보내는 아웃풋은 영어를 습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각의 인풋자원을 반복적인 암기와 암송으로 습득한 다음 그것을 흘려보내지 않고 언어공간에 축적되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어라는 언어를 하나의 도구로 습득할 때까지 중단없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어습득은 ‘티끌모아 태산’과 같다. 암기와 암송을 동반하는 반복적인 옹알이로 습득된 하나 하나의 표현이 언어공간에 축적되어 ‘영어의 태산’이 되면 드디어 영어가 완전하게 습득되는 것이다. 영어는 이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것을 알고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인내 및 끈기가 없다면 영어는 절대로 내것이 될 수 없다.

비록 영어공부는 그렇게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과정이 반드시 괴롭고 피곤한 것만은 아니다. 얼마든지 즐기며 보람을 찾아가면서 차근 차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다. ‘배우고 또 배우면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있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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