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최초의‘아기학교’, 39명의 유아와 부모들 참여


    지난 달 23일부터 이틀간 뉴라이프 선교교회(담임 목사 정대성)에서 ‘아기학교’가 열렸다. 콜로라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아기학교’는 미국 내 캘리포니아, 뉴저지, 코네티컷 등 다른 주와 한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교’라는 말이 붙은 탓에 자칫 아기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거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략 생후 15개월 이후부터 48개월 사이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양육자와의 친밀감을 형성하도록 돕고, 아기의 첫 사회생활을 엄마가 직접 도울 수 있는 영유아 놀이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덴버에서 열린 ‘아기학교’에는 16개월부터 35개월 사이의 유아 17명과 엄마 14명, 아빠 2명, 동반한 아기의 형제자매 어린이 6명까지 총 39명이 참가했다. 육아에 지친 양육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을 돕기 위해 어떻게 하면 아기와 엄마의 일대일 관계가 정상적으로 맺어지는지, 어떻게 하는 게 잘 놀아주는 것인지, 어떻게 해서 더 끈끈하게 양육자와 아기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등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힘들고 지쳐서 더 이상 하기 싫은 육아가 아니라 아기와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아기들이 말로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자칫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사회적, 육체적 필요들을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채워나갔다.‘아기학교’의 문경란 간사에 의하면 작년부터 기획하기 시작해서 총 열두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수 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짜고, 프리젠테이션과 리허설까지 하면서 치밀하게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특히 봉사자 대부분이 영유아 교육에 참여하고 있고 각자의 전문성을 제공하면서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높였다.

    첫날 프로그램은 아기들이 처음 만나는 낯선 장소와 주변 사람들에 대해 낯가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놀이시설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기들의 경계가 어느 정도 풀어진 이후에 행사장으로 옮겨 와서 김유진 봉사자와 함께 동요와 어린이 찬송가에 맞춰 신나게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부모와 아기들이 가지고 있던 어색함을 완전히 털어버렸다.  이어서 뉴라이프 선교교회의 청년부 담당인 김원철 목사가‘잃어버린 양’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한 뒤, 이후에는 엄마와 아기가 함께 만들기 작업을 이어갔다. 송수경 봉사자가 미리 준비한 액자 틀 안에 십자가 모양의 무늬를 만들어 넣는 것이었는데 엄마아빠와 아이가 함께 공동작업을 하면서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봉사자들이 이날 참가한 아기들 사진을 찍고 각자가 만든 액자에 끼워서 둘째 날 아기학교를 마칠 때 깜짝 선물로 제공해서 더욱 호응을 받았다.

    그 다음은 최수아씨가 양육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칭 시간을, 아기들은 봉사자들과 따로 놀이 시간을 보냈다. 아기를 돌보느라 여기저기 근육이 뭉치고 피로가 누적된 몸을 다양한 동작으로 풀어주면서 중간중간 따라가기 벅차하기도 했지만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는 발그스름하게 상기된 얼굴들로 즐거워했다. 첫째 날 마지막 프로그램은 맛과 모양, 영양까지 고려한 점심식사를 함께 나누는 것이었다. 임희경, 장선진, 신연숙, 안옥근 봉사자가 수고를 했는데, 참가한 엄마아빠들 대부분이 식사가 너무 좋았다는 평을 남겼다. 둘째 날이 되자 아이들은 이미 적응이 된 상태에서 스스로 알아서 놀이 장소를 들어가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며 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문경란 간사가 ‘나무에 올라간 사캐오'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며 자녀들이 부모의 소유가 아니고 잠시 양육을 맡은 것이니 부모의 인성을 바닥까지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메시지를 나누었다. 두 번째 만들기 시간에는 십자가 모양의 고리를 줄에 끼워서 엄마아빠와 아기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팔찌’를 만들었다. 줄에 끼우기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엄마가 줄을 잡아주면서 과제를 수행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팔찌’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참가한 부모들의 반응이 좋았고, 또한 만드는 과정 중에 부모와 아기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교류하는 체험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둘째 날 스트레칭은 아기들까지 함께 참여해서 부모와 함께 동작을 이어갔는데 아기들이 동작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하는 것과 상관없이 재미있어 했고, 엄마아빠들 역시 아이들과 처음으로 이런 동작을 함께 하는 것에 더욱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이틀 동안 ‘아기학교’에 참가한 부모들 대부분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알차게 시간을 보내게 된 것, 그리고 처음에는 아이들을 맡기고 쉴 것을 기대했다가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면서 오히려 아이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 것이 특별히 의미 있는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이 꾸준히 아기들과 함께 참여하기를 권유하는 것에 대해 아기를 귀찮게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체험을 나누는 참가자도 있었다. 문경란 간사는 “많은 분들이 이틀이 너무 짧다는 의견들을 남겨주셨어요. 올해 처음 열린 행사를 경험으로 삼아서 내년에는 좀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더해, 뉴라이프 선교교회가 준비한 프로그램이라서 기독교의 말씀과 찬양 등이 프로그램 중에 들어가 있지만, 전교를 위한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종교를 가졌거나 종교가 없는 경우에도 ‘아기학교’의 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서 총감독을 맡은 고향미, 총진행을 담당했던 남천영, 오현영, 말씀 교구를 준비한 우경혜, 사진 기록을 책임진 전민영 등의 봉사자들의 수고가 숨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입단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문의는 720-232-588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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