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TK만 지켰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2곳 중 11곳 등에서 승리가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2곳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재보선은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13일 자정 현재 전국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3곳, 한국당은 2곳, 무소속은 1곳을 각각 당선이 확정됐거나 유력시되고 있다. 민주당은 서울(박원순), 경기(이재명), 인천(박남춘), 부산(오거돈), 광주(이용섭), 전북(송하진), 전남(김영록), 대전(허태정), 울산(송철호), 강원(최문순), 충북(이시종), 충남(양승조), 세종(이춘희) 등에서 승리했다.

    한국당의 경우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당선됐다. 제주도지사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당선됐다. 개표율 32.1%를 기록하고 있는 경남지사의 경우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9.2%로 한국당 김태호 후보(46.7%)를 2.5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공중파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김경수 후보 56.8%, 김태호 후보 40.1%를 각각 기록했다. 지방선거와 동시 진행된 국회의원 재보선 역시 민주당이 12곳 중 11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최재성 ▲인천 남동갑 맹성규 ▲부산 김해을 김정호 ▲서울 노원병 김성환 ▲부산 해운대을 윤준호 ▲광주 서갑 송갑석 ▲울산 북구 이상헌 ▲충남 천안갑 이규희 ▲충남 천안병 윤일규 ▲전남 영암·무안·신안 서삼석 ▲충북 제천·단양 이후삼 후보가 각각 당선이 확정됐다. 공중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한국당 송언석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던 경북 김천의 경우 한국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대원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경북 김천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총 226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현재 기초단체장 226곳 중 민주당 146곳, 자유한국당 59곳, 민주평화당 5곳, 무소속 16곳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서울 구청장 25곳 가운데 서초구청장 제외한 24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이 확정 또는 유력시되고 있다. 보수 텃밭이었던 부산 구청장의 경우 16곳 중 민주당은 13곳, 한국당은 2곳, 무소속 1곳으로 집계됐다. 인천은 10곳 중 9곳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보였다. 울산은 5곳 중 민주당 3곳, 한국당 2곳에서 각각 앞서고 있다. 광주와 대전은 각각 5곳 모두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였다. 대구는 8곳 중 한국당 7곳, 무소속 1곳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31곳 중 연천·양평·가평 등 3곳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충북은 민주당 7곳·한국당 4곳, 충남은 민주당 10곳·한국당 4곳·무소속 1곳, 전북은 민주당 11곳·무소속 2곳, 전남은 민주당 14곳·평화당 4곳·무소속 2곳 등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한국당 17곳·무소속 5곳·민주당 1곳 등이었고, 경남은 한국당 11곳·민주당 7곳으로 각각 집계되고 있다. 강원은 민주당 11곳, 한국당 5곳, 무소속 2곳 등에서 앞서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17개 시·도 중 진보성향 후보가 13개 지역에서 승리가 점쳐진다. 진보진영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울산, 광주,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에서 승리가 예상된다. 보수진영은 대구, 경북, 대전 등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여 성향 정당 포함하면 의회권력 과반 확보 가능
    민주당은 현재 119석에서 11석이 늘어 130석이 됐고, 한국당은 112석을 유지하게 됐다. 최대원 후보가 당선돼 복당한다 해도 한국당 의석수는 113석에 그친다. 이번 재보선은 야권의 ‘문재인 정부 심판론’보다 적폐청산 기조에 따른 한국당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텃밭인 부산·울산·경남까지 민주당의 싹쓸이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의 한 축인 지역구도가 깨졌다는 평가도 있다. ‘미니총선’으로 불렸던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정치권은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어갈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국정 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동력을 얻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구성을 위한 개각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친여 성향 정당을 포함하면 의회권력의 과반(150석) 확보가 가능해진다. 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이 구성한 원내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까지 포함하면 친여 성향의 의석수는 150석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범여권 성향의 바른미래당 내 비례대표 이탈파(3석)를 합하면 여권 성향 의석은 153석에 달한다.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까지 흡수할 수 있다면 민주당은 여대야소의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된다.

한국·바른 최악 참패...보수야권 지각 변동 불가피
6·13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야권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이날 자정 현재 전국 개표율 38.6% 상황에서 17개 시도지사 선거 중 민주당이 1위를 달리는 곳은 14곳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선거에서만 당선됐다.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수성하는 데 그친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과 재보궐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홍 대표는 한국당이 완패하는 것으로 나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좀 이따가”라고만 했다. 홍 대표는 그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이라고 올렸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으로, 이를 두고 홍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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