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국장(이하 김): 안녕하세요, 이 기자. 오늘 제목을 보니 두 개의 전쟁인데, 요즘 남북미는 평화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전쟁인가요?(웃음)
이강규 기자(이하 이): 전쟁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요.(웃음)
김: 그럼 군사적 충돌은 아닌 거군요.(웃음) 그래서 첫 번째 전쟁은 뭔가요?
이: 흔히들 대리전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김: 아, 알겠어요. 월드컵 이야기군요.(웃음) 
이: 네, 그렇습니다. 대개는 한일전이 매우 치열한 대리전이라고들 생각하시는데요. 시야를 좀 더 넓게 보면 비슷한 관계가 참 많습니다. 유럽에서는 아직도 영국이랑 독일이 만나는 축구 대진표를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는 말들도 있고요. 이 주제로 학술논문도 여러 편 있을 정도입니다.
김: 그런데 왠지 올해는 월드컵을 하는지 마는지 어째 조금 관심이 덜 가네요. 
이: 미국에서는 축구가 아주 인기가 많은 종목은 아니죠. 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이 32년 만에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으니까요. 
김:  한국도 사정이 썩 좋지는 않죠?
이: 네,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나왔는데도 경기력은 역대 최저라는 혹평이죠. 사실 한국 축구팬들도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 분위기입니다. 
김: 한국은 2002년에 굉장했잖아요.
이: 그 때를 경험한 세대가 이제는 연령이 좀 되었으니까요.(웃음) 사실 그 때 저는 군대 다녀와서 대학 마지막 학기였는데 다행히 첫 경기 전에 기말고사가 다 끝났거든요. 폴란드 전부터 광화문에 나가서 봤는데 다들 처음이라 모인 시민들도, 통제하던 경찰들도 우왕좌왕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그 한 번의 경기 이후 한국 사회 전체가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봅니다.
김: 그런 복잡한 애기는 패스하고요.(웃음) 일단 러시아 월드컵에 본선 진출만으로도 큰 일 아닌가요?
이: 그렇기는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의 탈락도 이변이고요. 그것보다 더 큰 이변은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본선에 못 나왔다는 것이죠.
김: 축구가 워낙 전세계적인 스포츠이고 열성팬들도 많아서 경기내용이나 결과에 따라 말들이 많죠. 아무튼 우리 선수들이 좋은 내용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그럼 두 번째 전쟁으로 넘어가 보죠.
이: 두 번째는 일전에도 잠깐 다루기도 했는데, 무역전쟁입니다.
김: 잘 해결되는 듯이 보였는데 갑자기 심각해졌네요. 미국과 중국이 정말 서로 보복에 나서는 것인가요?
이: 지난 15일 무역대표부가 중국 제품 1102개 품목 500억 달러어치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고 중국도 이에 맞서 16일에 상무부가 동일한 만큼의 관세 보복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일단은 시간이 조금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첫 보복관세의 부과가 7월 6일로 잡혀있거든요.
김: 관세가 한 번에 부과되나요?
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6일에 818개 품목, 340억 달러 규모에 대해 우선 관세를 부과하고요, 그 다음 160억 달러에 대해서는 추가로 대상 품목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중국도 유사한데요. 6일에 대두 등 농산물과 자동차 등 545개 제품, 340억 달러 규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14개 품목에 대해서는 시기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김: 그럼 타협의 여지도 있는 거군요.
이: 맞습니다. 우선 중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겠다는 관세나 미국이 중국 제품에 부과하겠다는 관세가 전부 양국 지도자의 관심 품목에 대한 것이거든요. 서로가 치명적인 걸 아니까 들고 나왔는데 그 만큼 실제 경제적인 고려보다는 협상용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김: 서로 치명적이요?
이: 중국이 미국에 대해 위협하는 건 대두와 소고기 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거든요. 반대로 미국이 중국에 제시하는것도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포함된 주력들입니다. 그러니 피차 자신에게 타격이 클 보복을 가급적이면 하고 싶어하지 않겠죠.
김: 그런데 서로 보복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모두다 손해 아닌가요?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 것이죠?
이: 경제학 이론상 자유무역이 모두에게 혜택이 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리고 관세 부과를 통한  보호무역은 전체 후생을 감소시키죠. 다만, 다른 나라들이 모두 자유무역을 하고 나만 보호무역을 하면 자국의 이익이 급증합니다. 실제로 역사상 완전한 자유무역이 이뤄진 경우가 없거든요. 그리고 선진국들도 어느 정도 보호무역을 통해서 부를 축적해 왔고요.
김: 이러다가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같은 나라들만 피해를 보겠어요.
이: 네,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들끼리는 보호무역을 하든 자유무역을 하든 사실 세계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처럼 세계 1,2위 경제대국들이 붙으면 가만히 있는 나라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죠. 게다가 미국이 전선을 중국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게도 압박을 가하고 있으니 문제가 더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김: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무모한 시도일까요?
이: 미국으로서는 시기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고 이제는 올해 안에 한 번 더 인상을 하느냐 마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미국 경제가 그만큼 좋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간 썩 좋지가 않거든요. 물론 다른 나라들보다야 여전히 좋지만, 중국 경제의 부실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김: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의 표심은 확실히 얻을 수 있을까요?
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조금 도박에 가깝습니다. 원래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일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그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은 이득을 보는 구조인데요. 100이라는 손해와 100이라는 이익이 생기게 되면 100이라는 피해는 수많은 소비자들이 나눠서 부담하기 때문에 피해가 분산되지만, 100이라는 이익은 소수의 생산자들이 갖게 되기 때문에 이득이 커지게 되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핵심 지지층이 이 혜택을 받는 사람들과 겹치게 된다면 표심은 확고하게 붙들게 됩니다. 문제는 혜택의 분포가 꼭 의도한 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며, 그 수혜자들이 지지층인지 여부도 미리 따져 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김: 지난 G7 회의를 보면 미중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과 다 한번씩 갈등을 보일 것 같은데, 만약 미국 대 다른 선진국의 구도가 굳어지게 되면 문제가 정말 커지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네요. 수고했어요.   
이: 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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