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국장(이하 김): 안녕하세요, 이 기자. 6월 마지막 한풀이군요. 작년 12월 셋째 주부터 한풀이가 나갔으니까 벌써 6개월을 지나게 되네요. 
이강규 기자(이하 이): 아, 그것밖에 안됐나요?(웃음) 체감상으로는 몇 년 된 줄 알았네요.
김:  매주 칼럼을 쓰는 나는 매번 새로운 데 이 기자는 아닌가 보군요.(웃음)
이: 칼럼은 자기 생각을 담아서 써야 하는데다 분량도 만만치 않은데 그걸 매주 하시면서도 새롭다니 대단하시네요.(웃음)
김: 신문사가 천직이라.(웃음) 아무튼 오늘은 무슨 주제를 다루죠?
이: 세계적으로도 골칫거리였는데 드디어 한국도 이 문제로 시끄러워졌습니다. 바로 난민인데요.
김: 지난 주 우리 신문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멜라니아의‘부모-자녀 격리’ 반대 얘기를 다루기는 했는데, 인권은 참 복잡한 문제죠. 한국의 난민 문제라면 예멘 난민 말인가요?
이: 그렇습니다. 한국과는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예멘에서 제주도로 난민들이 입국하면서 갑자기 크게 이슈가 되고 있거든요.
김: 그전에는 난민들이 없었나요?
이: 있었죠. 그런데 한국은 난민인정 비율이 극히 낮은 편입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3.8% 정도거든요. 100명이 신청해야 4명이 인정받을까 말까 하는 정도죠.
그래서 난민 신청비율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크게 이슈가 되지는 못했거든요. 대개가 시민단체 등에서 난민 인정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 등이 다였죠.
김: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많나요?
이: 1994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동안은 251건에 불과했는데 그 뒤로 늘어나더니 2010년부터는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2014년에는 2,896건이었고요, 2015년에 5,711건, 그리고 2016년에는 7,54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김: 점점 늘어나니 관심이 가게 된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왜 예멘 난민들이 갑자기 이슈가 된 건가요?
이: 우선 신청 인원수가 다른 경우보다 많았습니다. 50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인데요. 가뜩이나 제주도가 관광객이 늘면서 치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난민들까지 몰려서 더욱 불안해 하는 것 같고요.
또, 이들이 이슬람권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슬람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제주도를 넘어서 중앙정부 차원까지 문제가 올라갔습니다. 급기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난민 입국 허가를 폐지하라는 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했고요. 대통령이 제주 난민에 대한 현황 파악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지사 선거가 끝나자마자 터진 이 이슈로 보수가 궤멸된 상태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요.
김: 사회문제에 정치문제까지 겹쳐져서 일이 더 커졌군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왜 우리나라를, 또 제주도를 골랐을까요?
이: 우선 난민신청을 잘 받아주지는 않지만, 한국도 1992년에 국제 난민협약에 가입한 상태고 2013년에는 난민법을 제정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거든요.
이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실제로 난민법 시행 이후 난민신청자가 대폭 늘고 있으니까요. 제주도를 선택한 이유는 제주도는 비자가 필요없거든요.
일단 입국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들이 이용한 항공편이 말레이시아에서 제주도로 오는 것인데 최근에 항공편이 생겼고 예멘 난민들이 같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많이들 왔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아무튼 부랴부랴 외교부가 나서서 지난 6월 1일부터 예멘을 무비자 입국 가능국에서 제외했습니다.
김: 6월부터 제외되었다고 해도 그 전에 들어왔다면 실정법상 마냥 거부할 수도 없겠는데요? 일종의 민족적 배타주의인가요, 아니면 반대 근거가 있는 것인가요?
이: 이들 예멘 난민들이 한국에 수용된 후에 문제를 일으킬 지 아닐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다만, 반대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이슬람 문화권의 문화가 우리와 맞지 않다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입니다.
게다가 500여 명의 난민들의 정체가 의심스럽다는 것이죠. 난민이 아니라 취업을 위해 온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이들이 대부분 남성들인데다가 조직적으로 입국을 했고 심지어 아이폰 등을 소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경제도 어려운 판에 난민을 도울 여력이 있냐는 것이죠.
결국 이들의 정착과 보호를 위해서는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데 가뜩이나 요새 경제도 안좋고 보유세다 뭐다 증세가 줄줄이 예상되는 데 세금을 여기다 쓰기 싫다는 부류입니다.
 난민으로 인정되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서 기본적으로 1인당 138만 가량이 지원된다고 합니다.    
김: 전 세계적으로 난민이 많나요? 하긴 전 세계적인 분쟁을 생각하면 많을 것 같기는 하네요.
이: 매년 6월 20일이 세계난민의 날인데요, 이 날이 되면 유엔난민기구에서 난민 관련 보고서를 냅니다.
지난 주에 나온 보고서를 보면 2017년까지 6,8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는데 2017년 한 해만 1,620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도 분쟁이나 박해를 피해서 자국을 떠난 난민이 2,540만명이라고 하네요.
김: 예멘난민도 그 중의 일부고요?
이: 예멘 출신의 난민 및 망명 신청자는 전 세계적으로 28만 692명이라고 하고요, 예멘 내에서 피난민은 200만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한국에 난민신청을 한 예멘인이 1994년부터 지금까지 천 명 정도니까 전 세계 예멘 출신 난민의 0.4% 정도고요.
김: 유럽은 어떤가요? 더 일찍 문제가 된 것 같은데요.
이: 기본적으로 유럽도 처음에는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했는데요. 사회문제가 커지니까 지금은 반난민 기류가 커진 듯 싶습니다. 최근에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선 입항을 거부하기도 했고요, 헝가리에서는 불법난민을 도우면 최대 1년의 징역형을 내린다는 법까지 제정되었습니다.
난민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견지해온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반대 여론이 급증해서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독일에 입국한 난민들이 강력범죄를 많이 저지르고 있다고 합니다.
김: 우선은 전 세계적으로 분쟁이 사라져서 난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어요. 그 다음으로는 난민으로 인정되어 수용된 사람들이 접수국 문화를 이해하고 잘 적용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필요하겠고요. 하지만, 둘 다 힘들겠죠?(웃음)
이: 네, 그렇게만 된다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분쟁의 전파라고 보여질 정도로 분쟁이 또 다른 분쟁을 낳는 양상입니다.
김: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7월에 보죠.
이: 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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