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라톤’을 뛰는 손미정 변호사

    아, 변호사라는 직업은 불안하고 힘든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직업이구나!’ 열서너 살의 어린 손미정이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갖게 된 깨달음이었다.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교통사고가 났었는데 언니, 동생, 그리고 제가 많이 다치고 차는 폐차가 되는 큰 사고였어요. 한국에서는 소송 같은 거 하면 큰일 나는 건 줄로만 아시던 부모님이 전전긍긍 하시다가 변호사를 소개받으시고 만나러 가시는데 제가 통역을 해드리러 따라 갔었어요. 저희 부모님 말씀을 다 들으신 변호사 분께서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설명하시는데 부모님 얼굴이 편안해지시는 거예요. 그때 처음으로 변호사라는 직업은‘의뢰인의 마음을 편안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이미 13년 차의 중견 변호사가 된 손미정 씨는 자신의 변호사가 된 특별한 사연을 이렇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토마스 토마진(Tomas Tomazin) 변호사는 부모의 통역을 돕던 고등학생 손미정에게 종종 찾아오는 한국인 의뢰인들을 위한 통역과 번역 일을 제안했고, 그렇게 해서 손미정씨와 토마진 변호사의 각별한 인연이 맺어었다. 이민 1.5세대로 미국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어린 손미정에게 토마진 변호사는 든든한 후견인이 되어서 그녀가 변호사가 될 때까지 15년 가까이 통번역 일, 비서, 사무장 일을 맡기며 그녀를 키워주었다. 이후 손미정씨가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뒤로 지금까지 13년째 변호사로 함께 일하고 있다.

    십대시절부터 법률 사무소 일을 배워 온 경력에 더해 함께 일하는 토마진 변호사와 닐 힐야드(Neil Hillyard) 변호사는 각각 아라파호 카운티 변호사협회 회장과 콜로라도 재판협회 회장을 역임한 적이 있는 쟁쟁한 실력과 경력의 보유자들이라 손미정 변호사에게 끊임없는 자극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이런 유능하고 유명한 변호사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건 정말, 정말 운이 좋은 일이예요”라고 말하는 손 변호사는 대단히 신이 나 보였다.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한 일이 적성에 맞는지 기자가 궁금해 하자 손미정 변호사는 “저는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오지랖도 넓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게 재미 있어요. 그래서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일이 제 가슴을 뛰게 해요”라고 답변하기 시작했다.

    “주위에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에게 늘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명예도, 돈도 좋지만, 대부분이 궂은 일을 겪으면서 힘들어서 찾아오는 경우라서 돈만 따지면 일이 힘들어져요. 그래서 저는 누구를 만나든 일이 끝날 때까지 의뢰인의 가족이 되어드리려고 노력해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서 변호사를 찾는 거니까, 얘기를 잘 듣고, 어떻게 도와야겠다라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그래서 늘 의뢰인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되요. 처음에는 악수를 하면서 만났다면, 헤어질 때는 포옹을 하는 사이가 되죠”라고 말하며 손 변호사는 두 눈을 반짝거렸다. 그녀는 이어서“어떤 의뢰인이든 배울 점을 발견하게 되고, 인생과 삶에 대한 교훈을 주고 가셔서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게 되요. 몇 십 년 전에 만났던 의뢰인들이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을 주시기도 하세요”라며“우연히 의뢰인들을 마주치게 되었을 때 반갑게 인사하고 잘 지내시는 모습을 볼 때 정말 기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손미정 변호사가 일하는‘토마진 힐야드 & 클로 법률 사무소’는 민사법 중에서 교통사고, 낙상사고, 치과를 비롯한 의료 사고, 직장 상해를 다루는데, 손 변호사는 이 가운데 교통사고를 주로 맡는다. “미국이란 나라는 변호사가 개입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많아요. 특히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본인들의 권리를 다 알 수가 없고, 이럴 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권리를 찾아 드리는 일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보시면 되요. 흔히 우리가 세상 일이 흑백으로 펼쳐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회색인 부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고, 그래서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많아요. 많은 분들이 교통사고나 낙상사고를 당하면 책임이 있는 쪽에서 모든 것을 해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가 않거든요. 그런 경우에 변호사가 개입해서 보상이 제대로 주어지도록 풀어나가게 되는 거라고 보시면 되요”라며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하지만 민사사건의 경우 보상금이나 합의금에 변호사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이런 경우에는 변호사 고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들려주었다.

    손 변호사는 교통사고로 크게 상해를 입은 17세 학생이 경우 보험회사가 치료비도 커버가 안 되는 수준의 보상금을 제시하던 사건을 맡아서 마땅한 권리를 찾아내 세 배의 보상금으로 높여서 합의를 이끌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녀가 성공적으로 합의를 해내는 비결은‘모든 케이스에 대해 재판할 것을 전제로 준비를 해나가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잘된 재판보다 못된 합의가 낫다’는 말이 주는 교훈처럼 최대한 합의를 이루려고 노력을 우선적으로 하지만, 재판을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함으로써 탄탄한 자료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서 보다 더 합의의 성공률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열살 큰아들과 아홉 살 아들 쌍둥이를 둔, 아침마다 도시락 다섯 개를 싸야 하는 워킹 맘으로써 그녀는 ‘마라톤’으로 스트레스와 체력 관리를 한다. “처음에는 특별한 사람이 뛰는 건 줄 알았는데 풀 마라톤을 완주하고 나니까 좀더 용감해지고, 대범해지고 ‘깡’도 생겼어요. 제 스스로가 대견하고, 힘든 일을 만나도‘마라톤도 했는데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겨요”라면서 손 변호사는 또 한번 두 눈을 반짝거렸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손미정 변호사는“뛰다 보면 머리 속이 깨끗해지면서 아무리 복잡한 일이더라도 좀 더 맑은 마음 상태에서 결정을 내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골치 아픈 일이 있으면 한번 뛰고 나서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요”라며 달리기의 효과를 들려주었다.‘가슴이 뜨거워지는 게 좋아서’ 하프 마라톤도 매달 도전한다는 손미정 변호사의 그 열정이 행복한 전염을 일으켰다. 손미정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303-771-1900으로 전화하면 된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