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 질환자 전주 대비 3배 급증

    연이어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지난 15일 강원 삼척시와 서울은 수은주가 각각 37.6도, 33.2도까지 올라가 올 낮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수요일인 18일에도 어김없이 폭염이 이어졌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이 오래 이어지면서 기온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여 폭염 피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최대 20일 무더위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결과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낮 기온은 강원 삼척 신기면이 37.6도로 가장 높았다. 대구 달성이 37.3도, 창녕 37.3도, 부산 금정 36.6도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과 울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제주도 동부 등에는 폭염경보가, 서울과 인천(강화·옹진 제외) 울릉도 등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폭염은 앞으로 최대 20일 가까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번 달 25일까지도 장맛비 소식이 없다. 통상적으로 7월 24일 정도까지 장마기간으로 보지만 이대로라면 올 장마는 중부 지방을 기준으로 16일(6월26일~7월11일)만에 끝나는 셈이다. 이는 1973년 6월 30일에 끝났던 ‘6일 장마’ 이후 가장 짧은 장마다.

◆ 전자기기 안전사고도 유의해야
    폭염 속에서 일하던 60대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한 청주는 올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경찰은 용접공인 A씨가 폭염으로 장시간 고열에 노출돼 열사병으로 쓰러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15일 오후 3시 37분쯤 전북 순창군 팔덕면 한 하천에서 산악회원들과 물놀이하던 B(5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오후 2시 56분쯤에도 충북 괴산군 사리면 사담리의 한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C(78)씨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물에 빠졌다. 전날 오후 6시30분쯤에는 강원 양양군 서면 가라피계곡서 물놀이를 하던 이모(53)씨가 심정지를 일으켜 119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같은 날 오전 9시45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앞바다에서는 스쿠버 다이빙 중 호흡곤란으로 심정지를 일으킨 홍모(47)씨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다.

    15일 낮 12시쯤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무궁화호에서 일부 승객칸에서 무더위로 에어컨이 고장났다.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질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13일 사이 온열질환 환자가 145명으로 전주(7월 1~7일) 52명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66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사망자는 2명이다. 휴대용 선풍기(손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제품 사용이 늘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발생한 화재는 총 1523건이었다. 인명피해는 사망 10명, 부상 66명 등 총 76명으로 나타났다. 선풍기 · 에어컨 관련 화재는 6월 184건으로 5월 96건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7월에는 387건, 8월에는 426건이 발생했다.

◆ 무더위 쉼터, 소방서도 ‘폭염 대응 체제’
    각 지자체들은 구청, 주민자치센터(동사무소), 경로당, 노인복지관, 은행 등을 활용해 ‘무더위 쉼터’를 구축했다. 외출 시 무더위에 지치거나 잠시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면 된다. 무더위 쉼터는 전국적으로 4만5000개소가 있다. 위치는 국민재난안전포털 사이트와 시청, 구청 홈페이지, 안전 디딤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여름철 평균기온이 평년(23.6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무더위 쉼터 이용객의 편의와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올해 냉방비 예산을 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99.2% 늘렸다. 소방당국도 ‘폭염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폭염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구급차를 지정해 얼음조끼 등 응급처치 장비를 갖추고, 예비 소방펌프차도 추가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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