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 형제 후원 거부하자 트위터서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핵심 '자금줄'인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와 완전히 등을 돌린 모양새다. 코크 형제가 노스다코타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이들을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트위터에 코크 형제들에 대해 "완전 웃음거리"(total joke)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리스트' 코크 형제들이 강력한 국경과 힘 있는 무역에 반대한다고 한다"며 이들을 가리켜 "진짜 공화당 내부에선 완전 웃음거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난 한번도 그들의 후원을 구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돈도, 그들의 나쁜 아이디어도 필요치 않기 때문"이라고 비아냥댔다.

    뒤이어 올린 트윗에선 "나는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인 노동자를 지지하며 그 누구의 꼭두각시도 아니다. 둘은 좋은 사람들이나 아이디어가 나쁘다"라고 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코크 형제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공화당에 자주 거액을 기부하는 '큰손'인 코크 형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문제 삼으며 노스다코타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비롯된 것이다. 코크 형제가 후원하는 단체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은 전날 노스다코타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케빈 크레이머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레이머가 지난 3월 채택된 1조3천억 달러 규모의 미 예산안을 지지한 데다 무역과 관세 문제에 있어 현 정부에 동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단체는 대신 테네시와 플로리다, 위스콘신주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를 위해 단체의 자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 단체의 배후에 있는 코크 형제들의 '반 트럼프'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코크 형제는 지난 대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행 등을 문제 삼아 지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 정책을 공공연히 반대해왔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8년 세계 최고 갑부 공동 9위에 오른 석유재벌인 찰스(83)·데이비드(78) 코크 형제는 1980년대 이후 줄곧 공화당을 후원하며 당과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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