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제조업 부진

    고용 상황이 악화한 가운데 단순노무 종사자나 판매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자리에 취업한 이들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비스·판매 종사자, 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 종사자 등 직업군의 취업자는 작년 8월보다 28만4천 명 감소했다. 직업군을 조금 더 세분하면 서비스 종사자 2만9천 명, 판매 종사자 8만4천 명,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12만 명, 단순노무 종사자 5만 명 규모로 각각 취업자가 줄었다. 음식점에서 서빙하는 종업원이나 각종 소매점 계산원, 제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계·장치 조작원, 대리 주차원, 음식점 배달원, 하역·적재 단순 종사자, 검표원, 청소원 등이 이들 직업군에 속한다.

    직업별로 요구되는 전문성이나 숙련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이들 직군에는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는 구직자가 진입하기에 상대적으로 쉬운 일자리가 꽤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들 직군의 취업자 감소는 고용 시장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던 이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종사상 지위로 구분해도 그간 취약 계층을 수용하던 영역의 취업자 감소가 눈에 띈다. 올해 8월 임시근로자(고용계약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거나, 일정한 사업<1년 미만>의 필요에 의해 고용된 경우)는 1년 전보다 18만7천 명 감소했다.

    2013년 5월 21만7천 명 감소한 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일용근로자(고용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이거나 매일매일 고용돼 일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는 5만2천 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등)는 27만8천 명 늘어서 증가 폭 자체는 임시·일용근로자 감소 폭(23만9천 명)보다 컸다. 하지만 작년에 임시·일용근로자가 월평균 10만1천명 감소했고 상용근로자가 월평균 36만6천 명 증가했던 것에 비춰보면 임시·일용근로자가 상용근로자로 전환하는 선순환의 결과로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즉 임시·일용근로자 다수가 실업 상태로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입 장벽이 낮은 직군에서 취업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에 관해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도소매업이나 숙박 및 음식점업이 부진했고 제조업,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이들 산업의 취업자가 줄면서 서비스·판매 종사자, 단순노무 종사자 등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시·일용근로자 감소에 관해서는 “상용 근로자가 임시·일용근로자보다는 직업 안정성이 크고 경기가 부진하거나 사업장에 위기가 오면 통상 안정성이 떨어지는 계층부터 영향을 받는데 지표상으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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