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24·KB금융, 사진)가 1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 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끝에 합계 16언더파로 찰리 헐(잉글랜드·합계 13언더파)을 3타 차로 제쳤다. 마지막 날 버디 7개에 보기는 1개에 그쳤다. 오랜만에 감각을 찾은 그의 스윙은 물 흐르는 듯 부드러웠고, 퍼팅은 쏙쏙 홀 속으로 빨려들었다.
   
    전인지는 전날 최종 4라운드의 출발 시간표를 받고 우연의 일치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10월 14일 티타임이 오전 10시 14분. 전인지는 “이전까지 LPGA투어와 KLPGA투어, JLPGA투어에서 합쳐 총 13승을 거뒀다. (‘14’ 라는 숫자가 두 번이나 겹치는데) 이번에 14승을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고 털어놓았다.
전인지가 불운의 숫자라고 여겼던 13승째를 기록한 것은 2년 1개월 전이었다.

    2016년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대회 최저타 기록(21언더파)을 세우며 의미 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3번째 우승 이후 어려움에 빠졌다.  전인지는 그 이후로 25개월간 우승하지 못했다. 그의 별명은 덤보다. 귀가 큰 코끼리 덤보처럼 남의 소리를 잘 듣는데 일부 팬들의 악성 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았다.

    전인지는 “이제 기회가 된다면 인터넷의 댓글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 선수를 깎아내리는 것보다 함께 잘 되는 따뜻한 환경을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면서 “인터넷 환경을 바꾸는 데 힘을 모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25·하나금융)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함께 나란히 합계 12언더파 공동 3위를 차지하면서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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