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하비 와인스틴부터, 정치·문화·언론계 망라

    1년 전 할리웃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본격 촉발된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인 ‘미투’(Me Too)로 미국에서 200명 이상의 유력 남성들이 지위와 명예를 잃고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욕타임스(NYT)는 23일 자체 분석 결과, 지난해 10월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 이후 1년간 총 201명의 각계 유력남성들이 각종 성추문 가해자로 낙인찍혀 사임과 해고 등으로 직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201명의 남성으로부터 성적 피해를 본 여성만 최소 92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웃을 쥐락펴락하던 와인스틴은 지난 30년 가까이 유명 여배우는 물론 회사 여직원 등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이 지난해 10월 6일 NYT를 통해 폭로되면서 추락했다. 성희롱은 물론 강간 혐의까지 받고 있으며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75명이 넘는다.  와인스틴의 성추문 폭로 이후 전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촉발됐으며 미국 내에서만 연방정부나 연방의회, 지방정부, 언론계, 미디어 및 연예계 등 각계 거물급 인사들의 성추문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직을 그만둔 이들 유력인사 가운데는 앨 프랭컨(민주·미네소타) 전 연방상원의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했던 세계적인 지휘자 제임스 레바인, 30여 년간 뉴욕시티 발레단을 이끈 세계적인 무용가 피터 마틴스, 에릭 슈나이더만 전 뉴욕주 검찰총장, 방송계 거물 CBS의 레슬리 문베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망라됐다. NYT는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 이전 1년간 성추문에 휩싸여 사임 또는 해고된 유명인사들은 30명 안쪽에 불과했다면서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의 가장 눈에 잘 뛰는 분야에서의 권력구조를 흔들었고, 여전히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UC 헤이스팅스 법대의 조안 윌리엄스 교수는 “우리가 이전에 결코 보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여성들은 늘 육아 문제 등으로 (직장 내에서) 지위가 불안하다고 인식돼 왔는데 이제는 남성들이 ‘더 위험한 고용’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추문으로 떠난 201명의 직위에 122명의 후임자가 자리를 채운 가운데 이 중에서 여성이 53명으로 4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또 직을 떠난 201명 가운데 10%가량이 복귀 의사를 밝히거나 컴백 시도를 했으며, 많은 인사가 ‘경제적 파워’는 잃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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