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9만명서 10년째 감소 중

     한해 39만명에 달했던 불체이민자를 부모로 둔 미국 태생 신생아 수가 최근 25만명까지 뚝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퓨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불체이민자의 미국출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해 불체이민자가 출산한 자녀는 약 25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9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에 비해 36%가 줄어든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앵커베이비’는 1980년대부터 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나,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급락해, 10년 가까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980년 3만명에 불과했던 불체이민자의 미국 출산 자녀는 8배 이상 증가했다. 불체이민자들이 출산하는 신생아가 줄면서 2007년 전체 신생아의 9%를 차지했던 것이 2016년에는 6%로 줄었다.

     보고서는 부모들의 신분은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불체이민자들의 ‘앵커 베이비’ 수치를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합법체류 신분으로 입국했다 비자기한이 만료된 이민자 부모는 소위 오버스테이 불법체류 신분이 될 수 있고, 자녀 출산 당시 불법체류 신분이던 부모가 시간이 지나 합법체류 신분을 취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생아 자녀가 줄면서 불체이민자 부모를 둔 미국 태생 미성년자 인구는 약 500만명에서 정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나, 부모는 불법체류 신분인 경우이다.

     18세를 넘긴 미국 태생 성인들 중 부모가 불체신분인 인구는 2016년 97만 5,0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2007년의 30만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불체신분 부모를 둔 18세 미만의 시민권자 인구는 1995년 130만명에서 2000년 220만명, 2005년 380만명, 2010년 470만명으로 매년 급증 추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증가세가 둔화돼 500만명 선에서 정체상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미국 태생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제도를 없애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수정헌법 14조는 적대적인 국가 출신 국민의 자녀, 그리고 외교관의 자녀라는 두 가지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자국 출생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어 자동시민권 폐지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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