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이나 그랜트 뺀 순비용으로 계산

     대학 진학에 대해 학부모와 자녀가 나눠야 할 대화는 풍성하다. 하지만 여기서 빠뜨려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학비를 포함한 비용이다. 이런 논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막상 대학 합격 통지서가 여기저기서 쇄도하지만 학비를 어떻게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플랜이 없다면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특히 빠듯한 살림살이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학비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들을 묶어봤다.

▲대학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대학 진학은 인생에 있어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이런 점에서 내가 대학에 가면 어떤 것을 배우고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작정’ ‘남들이 가니까 나도 간다’식의 사고로 대학을 가는 학생들의 경우 적성에 맞지않아 전공을 바꾸거나 다른 학교로 편입도 하게 된다. 아까운 돈과 시간을 들여 너무 많은 수업을 듣기도 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39%의 학생만이 4년 안에 대학을 졸업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대학 진학까지 몇 년이 남은 고등학생들이라면 자원봉사나 파트타임 혹은 잡 셰도윙 등의 경험을 통해 어떤 적성을 갖고 있고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서 꼭 대학에 가야하는 것인지 진학하게 된다면 어떤 전공을 할 것인지에 대해 플랜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학 비용은 얼마나 들까?
    대학 입학 후에 들어가는 비용은 등록금 외 기숙사비, 책값, 용돈 등 다양하다. 예를 들어 등록금이 비싼 대학의 경우 학교측에서 제시하는 학비인 스티커프라이스(sticker price)만 내고 다니는 학생은 거의 없다. 총 비용은 자녀가 대학에 들어간 뒤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가족의 재정 상황, 학생의 학교 성적, 학교에서 제공하는 보조금과 장학금 등 여러 요인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실제 들어가는 총 비용을 계산하려면 ‘순 가격’(net price)을 먼저 알아야 한다. 순 가격은 장학금이나 그랜트를 빼고 학생이 내야할 금액이다. 2011년 이후 연방 재정보조 시스템에 참여하는 대학들은 학교 웹사이트에 이런 순 가격 계산기를 갖추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된다.

     이 계산기에 재정 상태와 장학금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GPA 및 SAT 점수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순 비용 예상치가 나온다. 물론 여기에는 학비 융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학이 합격을 승인하고 공식적인 학자금 지원액수를 알려주기 전까지 아주 정확한 비용을 알 수는 없겠지만 순 비용 계산기를 통해 대략 최종적으로 부모가 어느 정도의 지출을 해야 하고 또 얼마큼을 빌려야 할 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기게 될 것이다. 또 타주에 있는 주립대라면 지금 거주하는 지역의 사립대보다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재학 기간도 감안해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4년 안에 졸업하는 학생은 6년 안에 졸업하는 학생보다 평균 40% 가량 부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 지원은 얼마나 받을까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연방정부 재정 지원이다. 얼마나 보조를 받을 수 있는가에 따라 학비 플랜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궁금하다면 연방교육부의 ‘FAFSA4 caster’(https://studentaid.ed.gov/sa/fafsa/estimate) 툴을 이용하면 된다. 연방정부 그랜트, 융자, 워크 스터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자격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툴은 연방정부의 각종 지원에 대해 안내하며 대학별 순 가격 계산기와 함께 사용하면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1학년이 시작될 때 무료연방학자금지원서(FAFSA)를 작성하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FAFSA는 연방정부 지원 외 주립, 사립 등 많은 대학들이 장학금이나 보조금 및 대출 자격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FAFSA 신청은 빠르면 10월에 제출할 수 있다. 지레짐작으로 연방정부 재정지원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속단하고 아예 FAFSA 원서 제출을 포기하는 것은 금물. 거의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타입의 연방 학자금 융자를 받을 자격이 되기 때문이다. 베니핏 자격 조건이 획일적인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학자금 융자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부모 및 학생 수입과 자산이지만 여기에서 가족의 사이즈, 대학생 자녀 수, 학부모 연령 등을 모두 고려한다. 부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그들의 재산은 재정 보조 계산에서 더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나이 든 부모들도 은퇴를 위한 세이빙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재정보조는 4년간 지속되나?
    대학으로부터 재정 보조를 받고 입학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일부 대학들은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신입생에 한해 좀 더 푸짐한 장학금과 재정보조를 내세우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학교의 재정보조가 4년간 지속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재정 보조를 계속 받기 위한‘조건’을 체크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성적 장학금인 메릿 스칼라십(Merit-Based Scholarship)의 경우 매년 어느 정도의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확인한다. 또 후한 체육 장학금을 받는다면 부상 등으로 인해 활동이 불가능한 경우의 베니핏 제공 여부를 알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비상플랜도 마련해야 한다. 재정 보조와 장학금의 액수가 4년 내내 유지된다고 해도 등록금은 매년 혹은 추후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또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FAFSA를 신청해야 한다. 경제상황이 바뀌면 지원 금액도 변경될 수 있다.

▲졸업 후 감당할 대출액은 얼마인가?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 감당할 수 있는 대출액은 얼마 정도인지도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자칫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빚더미에 먼저 올라앉게 되는 수도 있을 테니까. 여기에는 정확한 액수 산정은 힘들지 몰라도 경험의 법칙을 통해 대략의 숫자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 학생이 받은 학자금 융자 총액은 그가 대학을 졸업한 후 새내기 직장인 때 받는 연봉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전국 대학직원 협회에 따르면 대졸자 평균 초봉은 5만달러 정도.

    하지만 장래 직업에 대해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면 이 액수는 조금 더 낮춰 잡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대학 졸업 후 5만 달러를 벌지만 그만큼 빌렸다면 6% 이자율로 가정하고 10년간 상환한다고 할 때 월 555달러씩 갚아야 한다. 연 급여의 13%에 달하는 액수다. 또 가능하면 프라이빗 론은 피하는 편이 좋다. 연방대출의 경우 유연한 상환 계획이 있고 일정 조건만 충족되면 연기 또는 융자 탕감 옵션과 같은 소비자 보호 조항이 들어 있다. 하지만 프라이빗 론의 경우 종종 더 낮은 금리로 고객을 끌어들이지만 경제적 상황으로 페이먼트가 힘들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조건을 들이대며 구제 옵션도 더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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