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발밑’현실로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인근 온수관이 파열됐다. 일산, 부산에 이어 이번 달에만 세 번째 온수관 파열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4일 펄펄 끓는 물이 도로 위로 솟구쳐 나오면서 사망자까지 발생했던 경기도의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는 눈에 안 보이는 우리의 발밑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사고가 나자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국의 노후 온수관을 전수 조사했다.

     20년이 넘은 전국의 노후 온수관 203군데에서 지면 온도가 다른 곳보다 높은‘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특히 온도 차가 10도 이상 나서 긴급하게 조치에 나선 지역도 16군데나 됐다. 서울 강남을 포함해 경기도 고양,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는 물론이고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인 수원과 대구에서도 발견됐다. 전국에 설치된 온수관 가운데 20년 이상 된 낡은 배관은 686km에 달한다.

     전체 온수관 중 32% 정도인데,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전수 조사 결과, 203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평균 3.3km 꼴로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상 징후는 온수관이 묻힌 도로의 지표면 온도를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했을 때 평균 온도보다 3도 이상 높은 경우를 말한다. 온수관에서 물이나 수증기가 새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평균보다 지표면 온도가 10도 이상 높은 곳은 16군데로 확인됐다. 상당수는 고양시나 분당, 강남 등 수도권 지역이다. 난방공사는 16개 지역에 대해 즉각 땅을 파내는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 또, 이상 징후가 나타난 203곳에 대해서는 내년 1월까지 추가로 정밀 진단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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