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간 포커스는 올해 콜로라도 한인사회 뉴스를 정리하는 데 지면을 할애했다. 콜로라도 한인사회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가 훨씬 역동적이었던 것으로 정리된다. 우선, 우리 민족의 소중한 정신을 기리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3.1운동 정신을 유엔/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재단이 발족되었으며, 고 스티븐 호건 오로라 시장의 숙원이기도 했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공원설립이 확정되면서 건립위원회가 발족되었다. 냉랭했던 남북관계를 훈훈하게 만든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낸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가 올림픽 위원회가 소재한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다운타운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 행사가 열린 날 인 2월 9일은 유독 추웠지만 한인 어린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했는지, 그 무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볼수록 기특하고 뿌듯하다. 또 올해는 11년 만에 콜로라도주 한인회와 연합 한인회가 지난 8월 광복절 기념식에서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한인사회의 화합에 대한 기대를 높인 해였다. 결국 올해를 2주 남겨놓고 통합 추진위원회는 통합 한인회의 회장을 조석산 연합한인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통합 의지를 실천했다. 

      주간 포커스 신문사는 매년 한국 영화의 덴버 개봉을 위해 자체적으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신과함께를 시작으로, 1987, 독전, 신과함께2, 협상, 공작, 안시성, 창궐, 성난 황소 등 총 9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되어 한인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볼 수 있다. 신문사 내적으로도 2018년 한해 동안 열심히 달렸다. 지난 4월부터 136페이지로 지면을 증면하면서, 콜로라도 한인사회 역사상 최다 페이지, 최다 부수, 최다 콜로라도 지역 기사를 적는 콜로라도 대표 언론으로 거듭났다. 또한 지난 5월 콜로라도 한인 테니스클럽과 함께 제1회 콜로라도 테니스 대회를 개최해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6월에는 대상에게 2천 달러가 주어지는 제7회 콜로라도 청소년 문화축제를 열어 청소년 문화의 불모지인 콜로라도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2018년 한해는 한인 비즈니스계에 새로운 변화가 많이 생긴 해이기도 하다. 우선 노인 케어센터의 활성화가 그 첫 번째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덴버 오로라 지역에 세 개의 케어센터로 집약될 수 있다. 은혜양로보건센터, 세컨드 홈 어덜트 케어센터, 파라다이스 실버타운이 그 곳들이다. 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인 노인들의 흥미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야외활동, 점심대접, 픽업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불과 한 해 전과 비교해 보아도 한인 노인들의 복지가 확연히 업그레이드 된 것은 사실이다. 또, 한인사회 식당업계의 변화도 주목된다. 경영진들의 대거 교체가 있었다. 서울바비큐&스시 식당과 퍼니플러스는 오너십이 바뀌었고, 올래분식은 우리반찬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했으며, 소반 식당과 후루룩 짜장은 안타깝게도 문을 닫았다.

     마지막으로 한인 비즈니스계에 커다란 변화라고 한다면, 리커협회의 미래이다. 리커스토어는 한인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년부터 라이선스가 있는 주유소와 편의점, 마켓에서 일반 맥주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리커스토어의 매상 저하와 가게 매매시 거래되던 보증금의 의미가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여 심각한 경영상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에 반해 그로서리점을 운영해온 한인들은 반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되기만을 20년동안 기다렸다는 이들도 있다. 다시 말해, 2019년에는 노인 케어센터들의 노력으로 인해 한인 노인들의 즐거운 비명이 더 늘어날 것이고, 식당계도 새로운 주인으로 좀더 풍성하고 다양한 메뉴가 넘쳐날 것이며. 리커스토어와 그로서리점 업주들의 희비가 나눠지겠지만 그래도 대안은 늘 존재할 것이다.

     콜로라도 한인사회 뉴스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한국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를 공급해오던 오픈트레이딩사의 대표인 김현수씨가 우버 운전사에게 느닷없이 총격을 당해 비명횡사한 사건이었다. 지난 6월 1일 발생한 이 사건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우버 운전사는 정당 방위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총탄이 택시 밖 도로 위에서 발견되었으며, 택시에서 내려 고의적으로 택시 내부에 있는 김현수씨에게 총격을 가한 것은 살인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외에도 박준용 총영사가 부임한 이후 매년 2번 해왔던 콜로라도 순회영사 업무가 4회로 확대되면서 교민들이 편안하게 영사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전 미주에 거주하는 한국계 한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한미장학재단 덴버지부가 발족했고, 박수지씨가 한인입양아 캠프를 29년간 봉사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을 전수받은 것도 한인사회의 주요 뉴스로 넣을 수 있겠다.

     이렇게 해외에 살면서 한인사회는 많은 변화 속에서 발전하면서 도약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값진 뉴스는 한국을 알리는 뉴스일 것이다. 올해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했다. 한국의 여자골프 선수들도 그들의 역할을 다해냈으며, 삼성과 현대, LG 등 한국의 기업들도 그들의 몫을 해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활약도 빠질 수 없겠다. 그러나 필자는 올해 한국을 알린 일등공신으로는 단연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을 지목하고 싶다. 지난주 하노이 하늘에는 금성홍기와 태극기가 뒤덮였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18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 2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한 우승이자,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스즈키컵 '무패 우승'이라는 신화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또다시 '박항서 신드롬'에 열광했다. 우승을 차지한 뒤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의 격려와 사랑이 있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이 우승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바친다"며 모든 공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돌렸다. 베트남이 박 감독에게 열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올해 1월 2018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준우승, 8월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이은 세 번째 신화를 작성한 것이다. 또, 베트남은 스즈키컵 우승을 뒤로한 채 곧바로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 아시안컵 준비에 나선다. 베트남은 예선을 거쳐 12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 역시 박 감독이 해낸 일이다. 박항서 감독은 부임한지 1년 3개월 만에 베트남 축구 기록을 싹 갈아치웠다.

     이렇다 보니 박 감독은 베트남에 축구 한류까지 보급한 장본인이 되었다. 베트남의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은 단연 박 감독이다. 우승이 확정되면서 베트남 국민들은 대한민국에도 감사의 멘트를 던졌다. 그들은 “박항세오를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박 감독은 “자신을 사랑하는만큼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고 답했다. 이만한 애국심이 어디 있겠는가. 박 감독이 숨김없이 내보이는 애국심에 보는 사람의 가슴도 뭉클해진다. 박 감독 덕분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투자가치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우리가 그 옛날 꿈꾸었던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베트남 국민들에게 코리안 드림을 갖게 해주었으며, 나아가 한인사회의 위상도 최고조로 격상되었다. 박 감독처럼 애국심과 한인사회의 권익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인물들이 2019년 콜로라도 한인사회에서도 대거 등장해, 이곳에서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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