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구주 오셨네!” 온 인류가 기뻐하는 성탄절입니다. 성탄절은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사9:6)라고  선지자가 예언한대로, 전능하신 하나님(Mighty God) 영원하신 아버지(Everlasting Father)가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것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하나님은 두 개의 이름으로 오셨습니다. 하나는 ‘예수’(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자)라는 이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영접하면 모든 죄 사함 받고, 영원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는 영적(靈的)이며 영적(永的)인 존재가 됩니다. ‘Merry Christmas!’ Merry는 ‘즐거운’ 이라는 뜻이고, Christmas는 ‘Christ’(그리스도)와 ‘Mass’(미사)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구주로 오신 아기 예수 그리스도를 즐거워하며 경배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성탄절에 모든 성도들은 탄생하신 아기 예수께 예물을 드리고 경배합니다.

       그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동방박사들입니다. 동방박사들은 밤하늘을 살폈습니다. 별의 움직임을 보며 천기를 알아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천기’를 천기(天氣)로 읽으면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살피는 것’(천문학자)입니다. 그러나 천기(天機)로 읽으면 ‘하늘의 영적 기밀’(점성가, Megi)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들은 천기(天機)를 살폈습니다. 밤하늘 별 들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살핀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들에게 나타난 한 별을 따랐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그들은 길을 걸었고, 한 낮에는 휴식을 취했습니다. 역사의 밤이 짙을 때, 진리가 거짓에 눌려 제 빛을 발하지 못할 때, 이들은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 도착 후 그들은 실수합니다. ‘거기가 아니에요!’ 별이 소리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왕이면 당연히 왕궁에 있겠지’라는 상식과 관습이 그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그들은 왕궁으로 들어갑니다.

      그로인해 이들은 그 시대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킵니다. 왕궁에 들어가 헤롯왕 앞에 섭니다. 왕 앞에 설 정도면 이 동방박사들의 신분이 고귀한 사람들이였음이 틀림없습니다. 헤롯왕에게 묻습니다. ‘유대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있습니까?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마2:2) 별을 보는 사람이란 신탁(信託)을 받은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신의 뜻을 나타내는 사람입니다. 신탁자들로부터 이 질문을 들은 헤롯대왕이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감히 헤롯대왕 앞에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이’를 거론하다니...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이 듣고 소동한지라’(마2:3) 

      헤롯왕은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 아들도 죽이고 부인도 죽인 사람입니다. 에돔의 후손으로 유대땅의 왕 자리를 로마에 뇌물을 바쳐 얻은 사람입니다. 왕이 되고서는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허물어진 성전을 46년에 걸쳐 재건한 사람입니다. 어떻게 얻은 왕권입니까? 눈이 뒤집힐 말을 들은 것이죠. 당장 그들의 목을 베어버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노련한 정치가 헤롯은 보좌관들을 불러 베들레헴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아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마2:8) 합니다. 뭔가 자신들의 판단이 잘못된 것을 안 박사들은 급히 왕궁 밖으로 나와 다시 별 빛의 인도를 따라 비로소 베들레헴 마굿간에 가서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 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물약을 예물로 드리니라’(마2:11) 그리고 헤롯에게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고국에 돌아갑니다.

      그들은 별이 머문 곳, 곧 아기 예수님 탄생의 자리에 왔습니다. 표면적으로 이 자리는 메시야가 탄생한 자리이고, 내면적으로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고 하나님이 직접 현현하신 자리입니다. 이곳은 화려한 궁궐이 아닙니다. 마구간입니다. 이곳이 예수님의 삶을 드러내는 상징이죠.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2:6-8)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자리입니다. 예수님은 그 자리에 오셨습니다.

      결국 헤롯왕은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마2:16)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 때를 기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 동방박사들이 조용히 길을 바꿔 떠난 후의 일이지만, 그러나 그들의 실수로 수많은 어린아이가 죽어야 했습니다. 이 비극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유대인의 왕을 찾아간다던 박사들의 실수 때문입니다. 왜 왕궁으로 갑니까? 왜 동방박사들은 하늘만 살피고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미5:2)는 선지서는 안 읽었을까요? 오늘 우리의 모습은 아닐까요? 

      조국의 소설가 이문열은 자신의 작품 <사람의 아들>의 인물 민요섭의 글을 통해 ‘구세주의 탄생을 축하하러 온 박사들이 생각 없이 헤롯에게 물어 구세주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했고, 죄 없는 아이들을 죽이게 했다’며 이 모든 일을 계획한 하나님을 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역사 속에 있는 모든 비극은 에덴동산에서부터 오늘에까지 하나님의 계획이 아니라 인간의 실수로 인해 일어난 일들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동방박사가 나타납니다. 그들의 행적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이 시대에 예수님을 경배하는 모습으로 행여나 이웃을 아프게 하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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