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생활의 어려움, 우리 이야기를 통해 위로되기 바라”


     ‘로봇다리 세진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세진(22세)군과 그의 어머니 양정숙(51세)씨가 콜로라도를 방문해 강연을 열었다. 21일에는 북부 베델교회에서, 23일에는 리틀턴의 덴버삼성장로교회에서 열린 두 번의 강연을 통해, 선천성무형성장애라는 병으로 두 다리와 손가락 세 개가 없는 아기 김세진을 보육원에서 입양하고, 주위의 시선과 싸우며 키워온 양정숙씨의 이야기와, 장애를 이겨내고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의 김세진 군의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지낸 김세진 군은 “누구 앞에서 자랑할 수 있는 삶이 아닌데,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울고, 듣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 “지금으로써는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불가능을 가능함으로 바꿔왔다. 정말 절망했던 적도 있지만 매 순간 기도가 가장 큰 해결법이었다. 사람들 생각을 바꿀 수도 없고, 화를 낼 수도 없고,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하지만 기도해도 풀리지 않는 일도 있지만 돌아가는 길도 하나의 계획이라고 본다. 길이 막혀서 절망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또 다른 길을 위한 디딤돌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어머니 양정숙씨는 “이번 콜로라도 방문은 세진이가 이렇게 잘 자라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러 온 것이다. 돈을 받고 누구 앞에서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삶을 파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건 원하지 않고, 다만 작은 교회나 성당처럼 우리가 도움이 되는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라고 초청 강연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양정숙 씨는 “우리 삶에도 좌절, 실망, 포기할 뻔했던 과정들이 다 있었다. 똑같이 힘들었지만 다만 자기 연민을 버리고 힘든 과정을 단축시켰던 것이다”라고 그간의 힘겨움을 이겨낸 자세에 대해 말했다.

      “어떻게 하면 세진이처럼 늠름하게 키울 수 있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세상 모든 아이들이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걸 다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다. 다만 그게 언제 발견되고 드러나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나도 못할 거 같은 것을 자식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저는 내가 못하면 자식에게 안 시킨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덴버 교민들에 대해서 “이민 생활이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본다. 인종차별이나 언어 장벽을 겪으면서 힘들었던 부분들에 대해 우리 이야기가 위로가 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덴버삼성교회 사모는 “친자식을 키우는 것도 어려운데 장애아를 입양해서 세상의 편견을 다 견뎌낸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눈물과 감동의 바다였다. 특히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 세진이를 교육시켰다고 생각하는데 세진이 어머니가 대리운전, 청소 일을 하면서 키워낸 거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양정숙씨와 김세진 군 모자는 LA에서 강연을 마치고 덴버로 왔고, 이후 달라스를 거쳐 필라델피아, 메릴랜드, 버지니아, 뉴저지 등에서 교민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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