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M 영어의 핵심은 인풋-아웃풋 작업가설들이다. BTM 영어의 모든 작업가설은 학습자가 영어를 습득하기까지의 학습과정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성공적인 영어교육을 위해서는 영어의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 할지에 대하여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따라서 영어교육자로서 이러한 가설에 대한 타당성과 문제점을 진지하게 검토해보고 나름대로 학습자들 상황에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작업가설에서 인풋의 개념은 학습 대상으로 공급되는 영어 즉 문법영어, 독해영어, 듣기영어, 쓰기영어 및 회화 등을 의미한다. 반면 아웃풋의 개념은 인풋에 따른 학습 결과로 습득되는 영어능력 즉 문법능력, 독해능력, 듣기능력, 쓰기능력 및 회화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영어교육자가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학습자들의 성공적인 영어습득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우선 ‘인풋과 아웃풋 사이에 변종은 없다’라는 가설은 학습자에게 공급되는 영어의 영역과 그 결과로 얻어지는 영어능력의 영역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 라는 옛말과 상통한다. 예를 들면, 학습자에게 영어는 단 한 줄도 없이 절대적인 영어문법만 인풋으로 공급하면 교육방법, 학습 노력, 학습 시간 및 학습자 개인의 언어적 저항 등과 같은 아웃풋 효율 변수를 통과하여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것은 문법적 지식일 뿐 그 밖의 다른 영역이 향상되거나 습득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80%의 문법영어와 20%의 회화를 인풋으로 공급하고 학습자가 같은 비례로 학습 노력을 할 경우, 학습자가 아웃풋 효율 변수를 통과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은 8:2의 문법과 회화의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독해나 듣기 영역의 인풋 역시 해당 영역에 국한되는 결과를 초래할뿐이며, 실제로 회화기량의 향상이나 습득에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랜 기간 동안 영어를 공부한 많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결과는 위의 가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법 독해 위주로 공부한 학습자들이 문법 독해에 능숙한 성향을 보여주는 반면, 현실적으로 다른 영역에 대해서는 능숙하지 못한 것이 일반적인 성향이다. 또한 청취력 향상을 위하여 집중적으로 듣기에 몰입한 학습자들이 일반적으로 듣기 외에 다른 영역에 능숙하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는 이유 역시 위의 가설로 설명될 수 있다. 문법과 독해 및 듣기 등으로 혼합 구성된 프로그램을 인풋으로 집중 활용한 한국의 영어교육이 보여주는 문법과 독해 및 듣기능력에만 국한되는 현실적인 결과도 위의 가설로 설명된다. 위 가설은 학습자들이 영어권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초기 교육과정에서 영화만 계속 보여준다면, 그 결과로 학습자들이 얻을 수 있는 말하기능력은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학습자들에게 계속하여 동화만 들려준다면, 그 역시 학습자들의 말하기능력 습득에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학습자들이 오랫동안 반복하여 영화를 보거나 동화를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일부 쉽고 재미있는 표현들을 모방하고 따라하는 과정을 통하여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말하기능력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인풋과 다른 영역의 아웃풋이 다소 나타나는 것은 그러한 아웃풋 영역에 해당되는 학습과정이 적용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즉, 수 없이 많은 영화를 보면서 몇 마디 말하기를 배우게 되는 것은 비록 효율은 높지 않더라도 적극적 또는 소극적이나마 그러한 표현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말배우기 훈련과정이 수반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경우는 결과적으로 본래의 인풋 영역과는 다른 교육과정을 적용할 경우 인풋과 다른 형태의 아웃풋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아무리 교육자가 말배우기 전용으로 설계된 교재를 선택한다고 해도, 학습자에게 말배우기 훈련이  아닌, 문법이나 단어 또는 듣기 위주의 교육과정을 적용할 경우, 결과는 상대적으로 문법과 단어 및 듣기능력 위주의 아웃풋을 얻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문법교육 전용으로 설계된 교재를 이용한다고 해도 말배우기에 해당되는 과정을 곁들여서 한다면 인풋의 효율성에 상응하는 수준의 말하기 아웃풋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위 가설은 학습 목표에 따라 원하는 영역의 인풋과 교육과정을 신중하게 설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영어 말하기를 배우기 위한 학습은 말배우기에 해당되는 인풋 및 교육과정을 설정하여야 그 목표를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두 번째의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도 없다’라는 가설은 (1)의 가설과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영어의 문법, 독해, 청취력 및 쓰기 영역 등의 공부에 10여년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학습자들이 여전히 말하기는 유창하지 못한 문제의 원인을 설명해준다. 학습자들의 유창한 회화능력 습득이 영어교육의 목표라면, 현재까지의 영어교육은 일반적으로 실패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을 할 수 있지만, 결국 근본적인 이유는 학습자들이 영어를 습득하기에 충분한 말배우기 교육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말배우기 영역의 인풋이 결핍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학습자들이 유창한 회화능력을 습득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실용적인 표현을 배우지 않은 학습자에게 실용적인 영어표현을 구사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학습자가 아무리 많은 영어 단어를 알고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많은 단어와 숙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영어를 못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모르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생각나는 대로 어설피 알고 있는 단어를 꿰어맞추면 되는 것이 아니다. 문법으로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그렇지만 매일매일 친구들과 놀때 그리고 공부할 때 써먹을 수 있는 영어를 가르쳐 주고, 그 영어를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터득하도록 도와주고, 그 영어를 생활속에서 써먹도록 격려하고 칭찬해주면 학습자들은 잘 해낼 수 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