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대국민연설

     "민주당은 정치게임 그만하라!"
"대통령은 셧다운을 즉각 해제하라!"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경보안 대국민 연설을 통해 멕시코 국경 장벽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곧바로 이어진 반박 연설에서 '장벽 무용론'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은 임금을 내려가게 하는 악영향을 미쳤고,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문을 연 뒤 장벽 이슈가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의 예측과는 달리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하지는 않았다. 이민세관단속국(ICE) 통계자료도 언급했다. 그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6만6000여 명의 불체자가 체포됐고, 이중 폭행죄 10만여 명, 성범죄 3만여 명, 살인죄 4000여 명이 체포됐다"며 "국경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의 무너진 이민 시스템을 기필코 고칠 것이다. 장벽 건설을 위해 57억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장벽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펠로시 하원의장은 "불체자들을 향해 보다 인도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셧다운으로 인해 공무원 80만여 명이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셧다운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나라는 여러 방면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기록을 세운 일자리 숫자도 엄청나다.

     우리는 군을 재건하고 있고 경제와 GDP(국내총생산)도 강하다. 세금과 규제도 역사적으로 줄었다. 무역 합의들도 대단하다"고 취임 후 실적들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남쪽 국경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장벽건설을 거듭 촉구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비상사태 선포 방안이 결국 최종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대통령 주변의 법률 쪽 인맥들을 포함해 보수 진영조차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자칫 권한 남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부와 다시 회동하고 셧다운 사태 해소를 위한 장벽 예산 접점 찾기를 재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날 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반론권 차원에서 낸 'TV 논평'을 통해 "미국인을 인질로 삼고 위기를 만들어내는 일을 그만두라"고 직격을 날리는 등 대치가 격화되고 있어 전망은 극도로 불투명해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4일 백악관에서 여야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으나 접점 찾기에 실패했다. 그는 4일 회동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비상사태 선언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10일에는 국가안보와 인도주의적 위기를 주제로 남쪽 국경을 직접 방문하며 여론전을 계속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극한 대치를 이어가면서 이날로 19일째로 접어든 셧다운 사태는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번 주말 역대 최장 기록(21일) 경신이라는 '불명예'를 목전에 두게 됐다. 역대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