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건설 반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계획이 민주당뿐 아니라 국경지역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텍사스주 국경지역을 방문한 가운데 텍사스주 국경 부근 토지 소유주들이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해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구분하는 리오그란데 강 주위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은 정부의 부지 매입 제의를 거부하고 법정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방정부는 이미 텍사스 국경지역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다음달 공사를 시작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연방의회가 텍사스주 국경 33마일(53km) 구간에 벽과 울타리를 만들고, 보수하기 위한 예산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오그란데 강 인근 14만3000여명의 인구를 가진 국경도시 맥캘런과 국경지대를 방문했다. 연방정부는 리오그란데 강 인근 계곡의 사유지를 가로지르는 장벽 건설 계획을 세웠다. 이 지역에는 여러 세대에 걸쳐 살고 있는 땅 소유주들과 환경단체, 19세기에 지어진 기념비적인 예배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텍사스 국경지역 리오그란데 강 주변 땅을 소유하고 있는 엘로이사 카바조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나에게 1조달러를 준다고 해도 나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토지 소유주들이 변호사를 고용해 정부에 대항할 준비를 마쳤다. 이곳 텍사스주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따라 이어지는 국경지대 215마일(약 346km) 구간 지역주민들의 반발은 장벽건설계획과 예산이 구체화될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텍사스주 토지 소유주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이 침해받거나 옮겨져야 하고, 자연환경도 훼손되기 때문이다. 법률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국경장벽 건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을 통해 정부가 공공의 목적을 위한 땅 수용 명분을 입증하고,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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