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부터 공무원, 와인 수입업자까지 불투명한 날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의 업무정지(shutdown)로 인한 파급 효과가 콜로라도에서도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기업들, 연방 자금이 필요한 지역 공동체, 연방 근로자 등이 대표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카드로 국경장벽 예산 편성과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제도) 연장을 맞바꾸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단번에 거절하면서 연방정부의 업무정지 상태를 해제할 묘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연방정부의 업무정지 상태가 한달 가까이 접어들자 록키산 국립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의 관문인 에스테스 파크(Estes Park)의 한 기념품점 주인은  “경기가 상당히 부진하다”라면서 "1월 중순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금 이 마을이 상당히 황폐해진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1. 에스테스 파크 관광객 발길 끊겨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에스테스 파크의 경기가 다른 계절보다 줄어든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업무정지로 인해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하고, 도로의 제설작업이 되지도 않고 빙판길인 채로 공원이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스테스 파크는 연방 토지 및 위락 개선 기금(Federal Land and Recreation Enhancement funds)으로 제한된 수의 직원들이 도로 정비를 비롯한 기본적인 공원 유지 보수를 하고 있고, 관광객들이 차를 몰고 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도  "매년 이맘 때도 적당한 수준의 교통량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 가게를 찾는 발길이 아예 끊겼다"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여행 계획 자체를 세우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에스테스 밸리 파트너스 포 커머스(Estes Valley Partners for Commerce)는 이메일 설문조사를 통해 약 100여 명의 점주들이 정부의 업무정지로 인해 손실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가 남부 국경지대의 장벽에 필요한 57억 달러에 대한 예산을 두고 대치하면서 현재 80만 명 이상의 연방 직원들이 해고되거나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연방 공무원들은 폐쇄가 끝나면 급여를 돌려받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에스테스 밸리 파트너스 포 커머스의 이사 찰리 디키(Charley Dickey)씨는  “우리는 자체적으로 부진한 매상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에스테스 파크에 있는 켄트 마운틴 어드벤처 센터(Kent Mountain Adventure Center)의 공동 소유자 더스틴 다이어(Dustin Dyer) 씨는 “지난 5년 동안 겨울철 매출이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러나 올해가 파산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12월 22일 정부의 일부 셧다운이 일어났을 때 고객 중 약 60%가 예약을 취소했다고 다이어씨는 말했다. "겨울철 가장 성수기는 크리스마스와 새해 바로 전후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 성수기내내 파리만 날렸다”라고 다이어 씨는 이야기한다.

2. 재해복구 사업 지속 불투명
      2013년 콜로라도 주의 약 20여 개 지역이 홍수로 황폐화되었을 때 리용(Lyons) 시의 피해 주택과 교량, 수도관을 복원한 것을 끝으로 더 이상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해복구 사업을 검토하고 승인할 직원의 부족으로 아직까지도 연방 차원에서 보류 중인 주요 프로젝트가 5개나 남아 있다"라고 리용 시 관리자인  빅토리아 시몬슨(Victoria Simonsen)씨는 말한다. 그녀는 또한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 일을 처리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마감 기일을 넘기게 되면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1500만 달러의 자금 중 일부를 잃을 수도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리용시와 협력 중인 연방 비상 관리국, 주택 및 도시 개발 부서, 상무부도 현재 폐쇄된 기관들이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 콜로라도 부서의 미키 트로스트(Micki Trost) 대변인은 "모든 복구 사업에 대한 자금은 이미 할당되어 있다. 어떤 재난 구조 예산도 정부의 업무 정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콜로라도 지역 담당국장인 나드리어스 브리안트(Natriece Bryant) 씨는 “필요하다면 주와 시에서 연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3. 연방 공무원 임금 체불
      콜로라도 주의 연방 공무원들은 현재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실업수당을 신청하고 있다. 콜로라도 노동 고용부에 의하면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연방 정부 업무 정지와 관련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총 2,416건이다. 이는 지난 해 12월 22일 이후 제출된 청구 건수는 총 13,072건이다. 부서별로는 내무부는 직원의 39 %,  농업부는 23 %, 연방 정부 도급업자의 13 %, 재무부의 10 %, 법무부의 5 %가  청구한 것으로 나왔다. 콜로라도와 서부 전역의 수천만 에이커의 공공 토지를 감독하는 내무부의 국토 관리국 (Bureau of Land Management) 직원들은 아무 것도 지원되지 않은 채로 일을 하고 있다. 더 와일더니스 소사이어티(The Wilderness Society)의 나다 컬버(Nada Culver) 씨는 “지금과 같은 국토 관리국의 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고 업무와 진행되지 않은 업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4. 무역업체들 서류 작업 지연
      무역협회인 웨스턴 에너지 얼라이언스(Western Energy Alliance)의 사장 캐쓸린 스가마(Kathleen Sgamma)는 “국유지의 석유 및 가스 시추 허가를 처리하는 국토관리부 직원이 허가 수수료를 받고 있다. 국토관리부는 기초적인 골격을 갖추고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어나는 제반 일들과 필수적인 기능 중 하나인 안전 고려 사항 등은 마비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기업들이 수개월 전에 신청한 시추 허가는 국토관리국 직원의 대다수의 업무 정지로 인해 평소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조업자 및 와인 생산자를 비롯한 제품을 수입하거나 제품에 대한 승인을 필요로 하는 기업도 문제를 겪고 있다. 볼더(Boulder) 소재 와인 판매 회사인 스텔비오 셀렉션스(Stelvio Selections)의 소유주인 크레이그 루이스 (Craig Lewis) 씨는 “연방정부의 업무정지가 생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2 주 전까지만 해도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업무정지가 4주째 접어들면서는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만약 더 오래 지속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상황을 맞닥뜨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규 주류 업체에 대한 신청을 처리하고 신제품에 대한 라벨을 승인하는 문제 역시 연방 기관인 알코올&담배 세무국(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의 폐쇄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와인을 수입하는 사람들이 서류 작업을 진행할 수 없고, 상표 등록 역시 지연되고 있으며, 샘플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루이스 씨는 “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한 영향은 여름이 될 때까지 완전히 깨닫지 못하는 곳도 있겠지만 그 여파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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