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어떤 생활 원하느냐에 따라 거주지 결정

      은퇴를 앞둔 많은 사람들이 자문하는 질문중 하나가 은퇴 후 거주지다. 매우 중요한 과제다. 많은 예비 은퇴자들은 이런 질문을 하면서 대개 거주지의 날씨와 주거비 지불 능력 정도만 간단 하게 생각하지만 은퇴 후 주거지 결정은 이것들 보다 훨씬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보스턴 심리학자이자 은퇴 저술가인 도리안 민저는 “은퇴 후 어떤 생활을 원하느냐에 따라 거주지가 결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월스트릿이 소개한 은퇴 후 주거지 선정 때 고려해야 할 9가지를 정리한 것이다.

■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
      매우 기본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개는 피상적으로 어디에 살고 싶다는 정도로만 생각하지 은퇴 후 어떤 생활을 하면서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미래 노년을 위한 밀켄 연구 센터’의 폴 어빙 이사장은 “노년에 접어 들어 매우 좋은 일 중의 하나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솔직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TV 광고 또는 신문 광고에서 찾을 수는 없다. 자신과 가족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며 말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솔직하기는 쉽지 않다. TV나 광고에서 나오는 내용이나 실제 원하는 은퇴 생활은 젊어서 생각했던 것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 자손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은가
      요즘은 기술이 발달돼 매일 스카이페나 페이스타임 등 화상통화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손주들은 자주 화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통화한다고 해도 그들의 고민이나 일상생활을 다 전화상으로 말해주지는 못한다. 은퇴 후 처음 집을 옮길 때는 스스로 가족들이 현재 살고 있는 곳에 계속 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자주 바꾼다. 이에 따라 자녀나 손주들 옆에 산다고 해도 이들이 직장을 떠날 때마다 같이 움직일 것인가도 생각해 봐야 한다.

■ 렌트도 좋은가
      재정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은퇴자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떠나 남의 집으로 렌트를 들어가는 것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잠시 휴가를 갔을 때와 연중 거주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날씨가 변할 수 있고 주변 거주 문화 그리고 정치 성향 등도 모두 다를 수 있다. 요즘은 에어비앤비와 같은 주거 공유 서비스가 잘 운영되고 있다. 원하는 지역에 수주 또는 수개월 머물면서 주변 환경 등이 자신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를 경험해 보고 이주를 할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의사가 메디케어 환자를 받는지
      은퇴를 계획할 때 의료 문제를 종종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는 신체적 질병으로 병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스테픈 골란트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노인학자는 은퇴할 때 의료 시설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하는 데 5~6개의 처방전 약을 먹는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많은 의사들이 메디케어 환자를 추가로 받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생필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인가
       MIT ‘노인연구소’의 제셉 커플린 디렉터는 ‘롱지비티 이코노미’라는 저서에서 은퇴를 앞두고 고려해야 할 일 3가지 중 하나로 식품 등 생필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을 꼽았다. 그는 운전을 하지 않아도, 또 택시나 노인 운송 버스를 부르지 않아도, 자녀나 친구들에게 운전을 부탁하지 않아도 가능한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생이란 크리스마스 디너와 한국 관광과 같이 한가지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신문으로 보고 커피를 마시는 등의 순간이 모여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은퇴 계획을 세울 때 이런 작은 순간들은 자신에게 있어서 무엇인지, 오직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일들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즐거운지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은퇴로 생활의 전환점을 맞이할 때 이런 자신은 작은 순간들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 전구는 어떻게 교체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계획할 때 현재의 상황에 맞춰 계획하지 미래를 위하지는 않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는 것이다.  65세 때는 전구도 직접 교체하고 고장난 가전제품도 직접 고치고, 쓰레기를 버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85세 때는 이런 일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 개발이 많이 되는 곳인가
      은퇴지로 이주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런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요즘은 수명이 길어져 앞으로 20년 후 이주한 지역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플로리다 부동산 에이전트 뉴이스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유입될 것이고 개발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예전에는 플로리다 동부 해안지역까지 30분 거리였던 것이 요즘은 60~90분이 소요되고 있다는 예를 들어 설명했다.

■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나쁜가
      아마 가장 중요한 질문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하면 이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추측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 은퇴자들은 이주를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Realtor.com’에 따르면 은퇴자의 85%는 자녀들을 키운 곳에서 계속 살고 있다. 날씨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이주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은퇴자들은 평생 가깝게 지내던 친구, 가족, 지역 문화, 낯익은 도로 등등을 놓고 떠나지 못한다.

■ 점심을 함께 할 사람이 있는가
      은퇴할 장소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중 하나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여야 할 것이다.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소셜 모임에 참여하나. 누구와 점심을 먹을 것인가 등등.  커플린 디렉터는 “고립은 아마도 나이든 사람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유행병일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또 직장을 나가거나 소셜 모임에 가고 자원봉사와 교회 등 모든 것들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 일도 적게 할 것이고 또 외출도 줄어들면서 찾아 오는 사람들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새롭게 만나는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 살아가야 하는데 이를 충분히 중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밀컨 연구소의 어빙 연구원은 “혼자 앉아 있는 것은 담배를 피우는 것 만큼 나쁘다고 말하지만 고립은 우리들에게 나쁜 것뿐만 아니라 최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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