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재정적자와 서유럽 최고 탈세율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명품 브랜드 구찌에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과세 역사상 최고 청구서를 발송했다. 구찌 모회사 케링그룹이 이탈리아에서 수익을 내면서도 세금은 세율이 낮은 스위스에 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납부하지 않은 세금에 과징금을 더해 14억 유로(16억 달러)를 최근 청구한 것이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명품 브랜드에 대한 과세 압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이번이 최대다.

      월스트릿저널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세무당국은 “케링사의 스위스 자회사 ‘럭셔리굿즈인터내셔널(LGI)’이 이탈리아에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탈리아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세무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구찌가 세율이 낮은 스위스에만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에서 빼돌린 세금이 10억 유로(11억4,300만 달러)에 달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탈세 의혹에 대해 ‘노코멘트’를 고수하던 케링 측도 이날은 “감사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탈리아 세무당국의 조치는 최근 몇 년간 구찌에 대해 벌인 세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무당국의 거액 추징 사실이 알려지자, 구찌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날 케링그룹은 “기업 차원에서 세금 관련 문제의 소지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세무 처리와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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