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추억으로 향수를 달랜다

     지난 5일 하바나 쇼핑몰 내에 ‘땡술포차’가 오픈했다. 예전의 하바나카페의 자리이다. 서울 BBQ의 이종욱 사장과 젊은 감성의 소유자 샌디 리(Sandy Lee) 씨가 의기 투합해 추억의 술집을 ‘제대로’ 꾸며놓았다. 구석구석까지 섬세한 손길이 닿아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왼쪽 벽면이 독특한 붉은 빛을 자아낸다. 화투장을 타일처럼 한 장 한 장 이어붙여 벽면 전체를 장식해, 멋진 인테리어 소재가 된  것이다. 기발한 발상에 감탄을 하는 것과 동시에 가족 친지들과 둘러앉아 고(Go) 스톱(Stop)을 외치던 아련한 추억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샌디 리 사장은 “한국을 자주 오가다 보니 사업에 대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생겨났다. 한국에 가면 옛날 분위기가 나는 동네들이 많이 있고, 그런 곳에 가면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더 마음을 열고 서로를 만나게 되지 않나”라고 땡술포차의 컨셉에 대해 설명한다. 이종욱 사장과 샌디 리 공동 사장은 작년 11월부터 사업에 대한 생각이 잘 맞아서 의기투합해 ‘땡술포차’를 구체화하게 되었다.
 
     이종욱 사장과 샌디 리 공동 사장은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땡술포차의 구석구석까지 섬세하게 반영했다. 우선 직원들은 ‘땡술포차’라고 쓰인 개나리 꽃처럼 밝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손님을 맞는다. 마치 연예인 굿즈를 연상시키는 티셔츠이다. 20달러에 판매도 하고 있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글이 쓰인 옷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게도 좋은 기념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테이블 위의 플라스틱 수저통에서는 친근함이 느껴지고, 예쁘게 디자인 된 나무판으로 된 메뉴판에는‘날이 좋지 않으니 한잔’‘마음 속 이야기 시원하게 털고 가세’ ‘거대한 우주 안에 너도 있고 나도 있고 같이 있네 우린 하나였네’ 같은 문구들이 마음을 톡톡 치며 말을 건넨다. 포차 안쪽에는 단체석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데, '서울이발관' '젊음의 행진'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어서 마치 드라마 세트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도 된다. 드럼통 테이블 사이에는 가로등 모양으로 조명이 달려 있어서 이 또한 술 한잔 털어넣는 운치를 돋운다.
 
     그럼 땡술포차에서는 어떤 술을 마실 수 있을까? 당연히 한국 술들이 준비되어 있다. 소주, 참이슬, 홍초소주, 처음처럼 순하리, 청하, 백세주, 생막걸리까지 다양하다. 샌디 리 사장은 “오이소주는 콜로라도에 땡술포차에만 있다”라고 소개한다. 한국 맥주는 클라우드, 하이트, 카스, OB가, 생맥주는 쿠어스, 블루문, 기린 등 6개 종류가 준비된다. 샌디 리 사장은 “생맥주 중 한 종류는 시즌마다 바꾸어서 새로운 맥주를 드실 수 있게 할 거다”라고 말한다. 여기에 위스키, 데킬라, 파트롱 같은 도수가 높은 술들도 준비된다. 안주류도 토종 한국 음식들이 준비된다. “술을 마실 때 ‘땡기는’ 음식들로 메뉴를 구성했다”라고 샌디 리 사장은 말한다. 그 중 대표적인 안주가 칼칼한 맛이 일품인 번데기탕, 매운족발, 닭발, 뼈없는 닭발, 불닭 등이다. 쏘야볶음, 빨래판 계란말이처럼 부드러운 맛의 메뉴들도 있다. “쏘야볶음, 뼈없는 닭발, 번데기탕은 덴버에서 아무도 하는 곳이 없다. 땡술포차에서만 맛보실 수 있다”라고 말한다. 여기에 또 눈길을 끄는 메뉴는 ‘추억의 도시락’이다. 햄, 볶음김치, 멸치볶음, 김 등을 밥과 함께 구성해서 제대로 추억놀이를 즐길 수 있다.
 
      땡술포차 측은 “항상 스페셜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돈까스, 아구찜, 매운 등갈비찜을 비롯해 시즌마다 나오는 신선한 과일 등의 특별 메뉴를 준비해서 항상 새로운 맛으로 고객서비스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땡술포차의 주방은 콜로라도에서 한인 식당의 주방에서 일했던 경력자들이 맡고 있다. 그래서 콜로라도 한인들의 입맛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땡술포차 측의 설명이다. 땡술포차의 오픈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술이 땡기는 분위기다” “한국 음악이 나오니까 더 기분이 좋아진다”라고 말한다. 개중에는 지나가다가 들어와서 구경하고 가는 이들도 있다. 이종욱 사장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서 땡술포차를 오픈했다. 처음 시작하는 땡술포차를 위해 지도 편달해주시기를 바란다. 또 한인 사회의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음식은 계속 개발 중이니까 피드백을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인사했다.  주소는  2222 S. Havana St. # E, Aurora, CO 80014(스시가츠 옆),  전화번호는 720-485-3682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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