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올린 것 후회없다 … 反애국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무슬림 초선인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하원의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등에서 인종주의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 세례를 퍼붓는 가운데 오마르 하원의원 본인도 "생명의 위협이 증가하는 걸 경험하고 있다"며 선동적 언행의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이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43초짜리 편집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은 오마르 하원의원이 한 행사장에서 9·11 테러와 관련해 "일부 사람들이 뭔가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그 사이사이에 테러 당시 항공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해 폭발하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광경을 삽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를 방문한 15일 지역 방송국인 KSTP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올린 데 대해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마르 의원에 대해 "그는 이 나라에 대해 매우 무례하게 행동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무례해 왔다"며 "그는 삶, 진짜 삶을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다시 한번 정조준했다. 이어 "유감이다"라며 "그는 우리나라에 매우 매우 안 좋은 습성을 갖고 있다. 그는 극히 반(反)애국적이며 우리나라에 극히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두고 오마르 의원이 여전히 미국인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는 9·11 테러 공격을 대단치 않게 여긴 것이라며 정치 쟁점화를 시도했고,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서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혐오적이고 선동적인 레토릭(수사)은 심각한 위험을 낳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게시물을 즉각 트위터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낸시는 그녀의 지도자 오마르를 방어하기로 결심하기 이전에 오마르가 했던 반(反)유대주의적, 반(反)이스라엘적, 그리고 미국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배은망덕한 발언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마르 의원에 대해서는 "통제 불능"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親)트럼프 진영의 때리기가 계속될수록 역설적으로 오마르 하원의원은 반(反)트럼프 진영의 '신예 아이콘'으로 부상하며 인기를 구가하는 모양새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액 후원금이 답지하면서 오마르 하원의원이 올 1분기 83만2천 달러(약 9억 4천600만원)를 모금했다고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된 정치후원금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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