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학군 9개 초등학교 태권도 수료식 및 경합대회

    지난 5월7일 오전 10시 오로라 힌클리 고등학교 운동장에 하얀 태권도복을 입은 어린이들의 힘찬 기합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이날 오로라학군의10개 초등학교에서 3학년 9백여 명이 모여 태권도 클래스의 수료식과 함께 경합을 벌였다. 이 행사는 이한원 태권도 아카데미(Han Lee’s Taekwondo Academy. 729 Barranca Dr Castle Rock, CO 80104)의 이한원 관장이 수 년째 오로라학군 초등학교들을 대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기획된 수업의 연장이다. 이번 수료식에는Paris elementary School, Fulton elementary School, 6th Avenue elementary School, Jewell elementary School, Lyn Knoll elementary School, Boston K-8 School, Crawford elementary School, Side Creek elementary School, Virginia Court elementary School 등 총 9개의 초등학교가 참가했다.

     이 관장은 이들 학교에서 3학년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8주씩 돌아가며 체육시간에 정규 수업으로 품새와 태권도 기본정신을 가르쳤다. 지난 봄에 이미 각 학교에서 수료식을 마쳤지만, 다같이 모여 대회를 겸한 수료식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가 시작되자 각 학교별로 대오를 구성한 아이들은 자기 학교 차례가 오자 그 동안 배운 동작들을 이한원 관장의 구령에 맞춰 열심히 따라 했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차렷, 경례, 바로’를 우렁차게 한국어로 외치자,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송판 격파의 경우 이 관장이 먼저 시범을 보이고, 학부모들은 송판을 들고 자녀들은 송판을 격파하면서 기쁨을 함께 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Paris elementary School의 비길 교장은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이렇게 의젓한 자세로 앉아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한원 관장은 우리가 하지 못한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다”며 이번 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또, 행사에 참석한 김명희씨는 “외손녀의 경합을 응원하러 왔다. 손녀 딸이 학교를 다녀오면 태권도 연습을 열심히 한다. 한국말로 구호를 외치고 기본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감격스럽다” 라며 흐뭇해 했다. 학교 대항 경합은 품새와 발차기 동작 위주로 이루어졌으며, 각 학교의 교장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는 아이들이 지닌 에너지가 얼마나 태권도 정신에 반영되고 있는지, 몸을 움직이지 않고 줄을 잘 서고 있는지, 자신있게 대답을 하는지, 학급의 리더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반을 통솔하고 있는지 등에 기준을 두었다. 이날 1등 트로피는 Crawford elementary School에게 돌아갔고, 2등은 Fulton elementary School, 3등은 Boston K-8 School, 4등은 Paris elementary School이 각각 차지했다.

     이 관장은 “학생들이 부모와 교사의 말씀에 경청하고 순종하며, 질서를 배우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학습효과가 가장 큰 3학년이 대상이다. 다음 학기는 학생수를 2천여 명으로 늘릴 계획” 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한국인으로서 태권도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하면 할수록 기분 좋고 흐뭇한 일이다. 한해 두해 햇수가 지나가니 이제는 학교 교장들이 먼저 클래스를 열어달라고 연락을 해 올 정도가 되었다”며 공립초등학교에서 태권도를 지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한원 관장은 어려서 이민을 와서 태권도에서 두각을 나타내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1986년 월드컵에서는 은메달,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따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미국 팀의 주장이 되는 등 46년 째 태권도 경력으로 지도자로서 활약하고 있다.

      이 관장이 특별히 오로라 지역의 학교들을 대상으로 무상 태권도 클래스를 운영하는 이유는 어린 나이에 이민을 온 아이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어려운 현실에 처한데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일부 아이들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해 학교의 무상급식에 의지하는 형편이라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 외의 활동을 접할 기회가 주어지기 어렵다.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한다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태권도를 통해 ‘자긍심’을 불어넣어 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된 활동이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이 관장은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모두에게 1만 불 넘는 태권도 도복을 자비를 들여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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