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때 성추행을 당하고 14살에 성폭행을 겪은 네덜란드의 17세 소녀가 합법적인 안락사를 선택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4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2001년생인 노아 포토반(사진)은 2일 의료진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포토반은 자신의 안락사 결정을 하루 전인 1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그는 “안락사 확정 사실을 공유할지 말아야 할지 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어쨌든 하기로 했다. 계획은 오래전부터 세운 것으로 충동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난 숨을 쉬고 있지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사건 이후) 살아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딸의 안락사 결정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현지 언론 ‘더 헬데를란더르’와의 인터뷰에서 “딸은 항상 상냥하고 아름답고 똑똑하고 사고적이었다. 어떻게 죽기를 원하는 것이 가능할까”라고 말했다.  포토반은 자신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다가 지난해 자신의 자서전 『이기거나 배우거나』를 출간하면서 성폭행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11살 때 한 학교 친구의 파티에서, 그리고 1년쯤 뒤 다른 10대 청소년의 파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14살 때는 같은 지역에 사는 두 남성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토반은 성폭행을 당한 당시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한동안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는 매일 그 고통으로 공포를 다시 느낀다. 항상 두려웠고 항상 조심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안락사를 위해 부모 동의가 필요 없는 17세가 될 때까지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스쿠터를 타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등 소원 15가지 중 14가지를 이뤘다.  2017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6585명이었다. 네덜란드에서는 12세 이상의 아이도 부모 동의를 받으면 안락사를 신청할 수 있다. 적극적 안락사와 조력 자살 등을 모두 허용하는 국가는 캐나다(퀘벡주 제외),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