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증상중의 하나인 두통은 의학적으로 분류하면 150여 종이나 되어 전문의사들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정도입니다. 두통이 일어나는 머리를 먼저 살펴보면 23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고, 눈, 코, 귀, 입 등의 감각기관이 있으며 내부에는 약 1300cc 정도의 뇌가 있어 인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판단하고 명령을 출력시키는 복잡한 기관입니다. 뇌의 중량은 전체 몸의 약 2%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곳으로 유입되는 혈류는 15% 정도나 되어 다른 기관에 비하여 7-8배 가량의 혈액을 소모하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중 뇌를 거치지 않는 것이 거의 없으니 과중한 업무에 따른 혈액의 소모도 자연히 많은 곳입니다.
 
     임상적으로 질병과 연관되는 두통은 진단과 치료를 통해 원인 질병을 다스림으로서 해방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적이면서 어떤 특정질병과 연관성이 없어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장기간 혹은 평생을 두통으로 고생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있습니다. 현대의학적 치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한방적 치료는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되며 필자의 경험으로 봐도 치료율이 높은 질환에 속합니다. 특히 머리는 인체의 모든 정보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단지 머리를 조사하는 부분적인 방법보다는 인체을 전체적인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고 원인을 찾는 한의학적 치료 방법은 의외로 단기간에 치료의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이있습니다.
 
     가장 많은 두통의 유형 중 첫 번째로 많은 것은 머리에 열이 쌓여서 오는 두통입니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이런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화를 빈번하게 내다보면 간이나 위장, 심장 등에 열이 쌓이고,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듯이 이 병리적 열이 주로 얼굴과 머리로 올라가 머리에 정체되어 생기는 두통입니다. 이 두통의 특징은 더운 방이나뜨거운 장소에 가면 두통이 심해지고 시원한 바람을 맞거나 서늘한 곳으로 이동하면 두통이 약화되는데 특히 이런상태에서 사우나에 오래있거나 화를 심하게 내면 풍을 맞게됩니다. 한약이나 침으로 장부의 열을 꺼주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두통이 소실되지만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스트레스에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찾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둘째로는 대사산물이 정체되어 혈행 장애를 초래해서 나타나는 두통입니다. 동의보감 잡병편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고 마치 고인물이 썩듯이 기운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몸에 통증이 온다는 이야기로 머리뿐만 아니라 몸일부분의 순환정체는 전체 몸을 조절하는 머리의 통증으로 이어지는데, 이 두통의 특징은 두통의 양상이 아주 심하는 것입니다.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눈을 뜨면 더욱 심해지기도 하고 어질어질 하기도 하고, 손발은 차지고 몸은 태산처럼 무거워 마치 구름위에 떠있는 듯 아른아른해 지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몸이 약하고 호리호리하며 멀미를 잘하고 소화기가 약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경우 두통 환자들의 50%정도는 식체에서 오는데 머리아파서 진통제만 먹다가 진통제가 안 들을 때쯤 한의원에 찾아오십니다. 맥보고 체했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머리아파서 머리만 검사했다고 한숨을 쉽니다.
 
     셋째는 몸이 뚱뚱하고 몸이 잘 붇거나, 음주를 자주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두통과 함께 머리에 무거운 모자를 쓴 듯하고 비가 오거나 저기압의 날씨가 되면 자주 발생합니다. 인체의 여분의 물기를 빼주기 위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음식을 줄이며, 금주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넷째는 눈썹에 붙어 있는 뼈가 있는데 이 뼈를 중심으로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이 역시 몸에 담음이라는 물질이 많이 생기고 순환이 정체되어 생기는 것으로 해독제에 해당이 되는 이진탕을 가감하여 쓰면 신기하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섯째는 눈썹이 끝나는 부위에서 조금 더 뒤쪽으로 움푹 들어간 부위를 태양혈이라고 하는데 이곳이 상습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인체의 기혈이 부족하여 나타나는 두통입니다.
 
      오른쪽이 아프면 기운을 보하는 처방을 사용하며, 왼쪽이 아프면 혈액을 보하는 처방을 일반적으로 사용합니다. 만일 양쪽이 모두 아프면 기혈을 동시에 보하는 처방이 적방이라 봅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는 기운을 보하기 위해 인삼이나 홍삼을 사서 드셔보시고 혈을 보하는 방법으로 B-12를 꾸준히 복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그외에도 두통시에 반드시 치아가 함께 아픈 경우가 있고. 또 두통이 정수리 부위로 오면서 맑은 침을 게우고 아랫배가 몹시 찬 경우도 있고, 두통과 함께 삼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 등 복합적인 증상과 함께 오는 두통도 많이 있습니다. 급만성 식체에 의해서 나타나는 두통은 주로 앞이마 부위에, 감기로인한 두통은 주로 뒷머리로, 분노로 인한 두통은 정수리 부위에, 스트레스가 간에 쌓여서 나타나는 두통은 옆머리로 오는 등 위치에 따라서도 원인이 분류되기도합니다.
 
     양방적으로 머리검사 후 이상이 없다고 판정된 두통의 다양한 증상은 한의적인 접근법이 많은 효과를 보이며, 한의학적 근본 원인은 10가지 이내로 귀결됩니다. 예부터 인간은 건강상태를 두한족열이라 하여, 머리를 서늘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여야한다고 하였으나 과도하게 머리를 써야하는 현대인들에게 두통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병증이란 생각도 듭니다. 하루 몇분이라도 단전호흡 등으로 머리에 쌓인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방법이나 하루 30분씩 찜질팩을 아랫배에 대는 방법, 걷기와 같은 운동으로 하체를 단련하는 방법 등을 일상에서 매일매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몸이 주는 중요한 건강상의 이상신호를 아스피린, 아이비프로핀, 타이레놀 등으로 잠시 마비시키기 보다는 근본 원인을 찾아서 치료를 해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