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 판소리 매력에 풍덩“얼씨구, 좋다~”

      콜로라도의 첫 판소리 공연을 위 해  한국에서 귀한 분들이 덴버를 찾았다. 소리꾼 오영지씨와 가야금 명인 엄윤숙씨가 펼친 판소리 공연이 지난 15일 토요일 호프 유나이티드 감리교회에서 열렸다. ‘덴버 중앙일보 창간기념’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주간포커스 및 덴버 중앙일보(사장 김현주)가 주관하고 콜로라도 한인 합창단(단장 손순희, 지휘자 김태현)이 기획해, 한국에서 명창과 고수를 초청해 이루어졌다. 1시간 30분 간 진행된 공연내내 250여 명의 관객들은 함께 추임새도 넣고, 박수도 치며, 때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판소리의 매력에 풍덩빠졌다.   

      판소리계의 명창‘소리꾼 오영지’씨 는 국립국악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 34호 판소리 흥보가 전수장학생이다.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국악관현악단, 대구시립국악단과 협연, 9번의 독창회는 유료관객으로 전석 매진되면서 실력있는 국악인으로 정평나 있다. 그리고 창작 판소리를 발표해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으며, 2016 베를린 공연, 2018 세계평화 공연, 독일, 이탈리아, 일본 공연 등 다수의 해외 공연 경력을 보유한 실력있는 국악인이다.

      무대를 함께 꾸민 가야금 명인‘고수 엄윤숙’씨는 8세에 가야금에 입문하여 정미화 선생에게 사사 받고, 경북대학교에서 국악학과 석박사과정을 수료한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이다. 현재 현대국악앙상블‘굿모리’대표이자 모던앙상블 단원, 다원예술교류연구회 단원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두 국악인이 함께 한 콜로라도 공연은 총 7곡의 각기 다른 테마로 관객들과 한데 어우러져 신명 나는 우리 가락을 즐겼다. 먼저 오프닝 무대는 ‘여기 오신 손님네들 반갑소’를 시작으로 무대를 기다렸던 관객들을 환하게 반겨주었다. 이어서 엄윤숙씨의‘최옥삼류 가야금 산조’연주로 가야금의 강하면서도 고운 선율을 선보였다.

      세 번째 곡은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이었다. 명창 오씨가“아이고, 아버지 눈을 떠서 청이를 보옵소서!”라며 목놓아 소리치자 관객들은 여기저기 설움 많은 심봉사를 대변한 듯 함께 탄식하며 무대에 빠져들었다. 이어 준비된 곡은‘님페아 환타지’로 가야금 부분만을 발췌해 재구성한 가야금 독주, 다섯 번째 곡은 유네스코에도 등재된 대한민국의 아리랑 중 남도 민요인 ‘진도 아리랑’이었다.  이미 이전 무대로 한껏 분위기가 달궈진 관객들은 기본 후렴구인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부분에 추임새를 스스로 넣어 가며 명창과 하나가 되어 소리 높여 불렀다.

      여섯 번째 곡은 신윤정 작곡 및 각색의 창작판소리‘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로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는‘유관순 열사가’중 만세 대목을  준비했다. 장내는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고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좀처럼 흥을 가라앉히지 못한 관객들은 연신 앵콜을 요청했고, 이에 흥보가 ‘돈타령’과 ‘진도아리랑’등을 다 함께 부르면서 주말을 뜨겁게 달아 오르게 했던 판소리 무대는 막을 내렸다. 공연장을 찾은 김정애 씨는 “콜로라도에서 명창의 판소리를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오늘 공연을 보니 마치 한국에 와있는 것 같았다.  특히 아리랑을 부를 때는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나려 했다”고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또, 주말에 한국학교를 다니고 있는 김동현 군은 “설날이나 추석 때 한복을 입어보았지만, 한복을 곱게 입고 판소리를 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랩처럼 빠르고 스토리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이랑 오고 싶고 외국친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이런 행사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덴버 중앙일보 김현주 사장은 “이번 중앙일보 창간기념 행사를 준비하면서 콜로라도 교민들에게 수준 높은 판소리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한국에서 유명한 명창과 고수를 초청했다” 라며 “콜로라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귀한 공연에 오신 것을 환영하며,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리꾼 오영지씨는“콜로라도에서 초청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모든 분들에게 판소리의 진수를 맛 볼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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