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가정에 제공할 예정

     덴버 지역에 있는 다양한 공원들과 호수, 연못은 최근 몇 년간 구스라고 불리는 캐나다산 거위들의 등쌀에 몸살을 앓아왔다. 이들 구스들이 잔디밭을 분변으로 훼손시키고 연못을 오염시켜 수질을 크게 악화시켜왔기 때문이다. 산란기가 되면 극도로 예민해진 어미 구스들이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을 산책하는 주민들을 공격하기도 해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가중됐다. 구스와 관련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결국 덴버시는 연방 당국과 공조해 구스를 사냥해 도살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최고 2,200여 마리의 구스가 올 여름에 도시공원 등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수천 마리의 구스를 도살해 그 고기를 육가공 처리후 익명의 단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공급할 예정이다.

      덴버시는 약 5,000마리 가량의 구스들이 1년 내내 덴버 지역에 상주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스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냥을 하지 않기 때문에 1970년대 이후로 구스의 수는 엄청나게 증가했다. 구스 한 마리는 10파운드 이상의 몸무게를 지닌 성체로 성장할 수 있으며, 하루에 1파운드의 변을 배출한다. 분변등으로 오염된 연못은 이끼가 급증하게 되고, 사람들의 불평도 급증하게 된다. 지난 15년 동안 덴버시는 도살이라는 극약처방을 피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리모콘으로 조종되는 구시네이터라는 기계는 새들을 깜짝 놀라게 해서 도망치게 하는 용도로 사용되었고, 시 관계자들은 새로 구스 새끼가 태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천 개의 알에 기름칠을 듬뿍 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덴버시에 있는 새들을 생포해서 다른 주나 카운티로 강제 이주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이들을 원하지 않게 됐고, 점점 더 진화해서 똑똑해진 구스들은 계속 더 번식했다. 그래서 결국 올해 더 견딜 수가 없게 된 덴버시와 미 농림부는 대대적인 구스헌팅 작업에 들어갔다. 미 농림부는 새벽 시간을 틈타 감독관의 감시하에 철새 구스가 아닌 상주하는 거주 구스들을 표적으로 해 이들을 집중적으로 도살할 예정이다. 한 지역에서 몇십 마리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도살시킨 후 다음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도살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았지만 총이나 주사, 가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동물 애호가들은 이번 처분이 잔인하고 불필요하다며 반기를 들고 있다. 이들은 새들이 털갈이와 산란기 시기라서 새끼들과 함께 온 가족이 옹기종기 지내는 상황이다 보니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고 항변했다. 덴버는 미시시피 서쪽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대적인 거위 사냥을 허용하는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