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착착 감기는 매운맛 비빔냉면

      메밀국수를 삶은 사리에 초절임한 오이, 무, 삶은 달걀, 쇠고기 편육 등을 고명으로 얹은 후 기름을 걷어 차게 식힌 쇠고기 육수를 부은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으로 겨울에는 불고기가, 여름에는 냉면이 꼽힌다. 물냉면은 크게 평양식과 함흥식으로 나뉜다.

<시원하고 짜릿한 물냉면>
     ◆ 추운 날, 뜨끈한 방에서 덜덜 떨며 먹는 맛
 요즘은 냉면을 무더운 여름철에 주로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한겨울 땅에 묻어 놓은 독에서 살얼음을 깨가며 동치미를 떠와 뜨끈뜨끈한 온돌방에서 이를 덜덜 떨어가며 말아 먹었다고 한다. 냉면을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주원료인 메밀이 고려시대(918~1392)에 몽골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보아 북쪽 산간지대에서 국수 형태로 만들어 먹은 것이 시초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두고 온 고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만든 음식
냉면은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고향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남한에서 자리를 잡으며 대중화되었다. 당장 먹고 살 길이 없는 실향민들이 고향에서 해 먹던 방법대로 냉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오랜 역사를 지닌 평양냉면 전문점이나 함흥냉면 전문점에 가면 단골손님 중에 노인들이 많고 종종 평소 듣기 쉽지 않은 북한 사투리가 유독 크게 많이 들리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옥류관 냉면을 먹어보지 못했으면 평양 갔다 왔다고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평양의 옥류관 냉면은 생전의 김일성 주석이 그 맛을 길이 보존하라는 훈시를 내렸을 정도로 북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깔끔한 평양냉면, 화끈한 함흥냉면>
      ◆ 평양식 냉면
 쇠고기나 꿩, 닭고기를 고아 만든 육수에 시원하게 익은 배추김치 국물이나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 국물이 쓰인다. 편육,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얹는데 식초나 겨자를 많이 넣지 않아야 담백한 국물 맛을 느낄수 있다. 메밀이 많이 함유되어 국수에 힘이 없고 툭툭 끊어지며 국물이 맑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 함흥식 냉면
 질긴 면발에 어울리는 매콤한 양념장이 들어가므로 식초나 겨자를 넉넉하게 넣어 자극적인 맛을 즐기기도 한다. 국물이 생각보다 자극적인 맛이 강하면 미리 삶은 달걀을 먹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감자 전분이나 고구마 전분의 함량이 많아 국수가 질기므로 오독오독 씹는 재미가 있고 육수에 식초와 겨자를 많이 넣어 먹어야 제 맛이 난다.
  
<매운맛 비빔냉면>

       ◆ 질긴 면발, 맵고 진한 양념장
 찬물에 헹군 삶은 냉면 위에 양념한 오이,무, 배, 쇠고기 편육, 삶은 달걀과 고춧가루, 식초, 설탕, 참기름, 다진 파, 마늘, 생강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얹어 낸 것 이다. 맵고 칼칼한 양념장을 넣어 비비는 비빔냉면은 회를 듬뿍 얹어 먹는 함흥냉면이 유명하다.  함흥 지방의 바닷가에서는 예전부터 가자미가 많이 잡혔다. 신선한 가자미로 회를 떠서 맵게 양념해 먹곤 했는데, 이 회무침을 냉면에 얹은 것이 바로 회냉면이다. 감자녹말로 만들어 질기고 오돌오돌한 국수와 칼칼한 양념회가 어우러져 별미를 만들어냈다. 본래 북쪽 지방은 매운 것을 많이 먹는 식성이 아닌데 냉면만은 유독 맵다. 회냉면은 식초와 겨자를 듬뿍 넣고 뜨거운 육수로 매운 입을 달래가며 먹어야 제 맛이다.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을 통해 남한에도 알려지게 되었는데, 함경도 지방과는 풍토가 달라 감자녹말 대신 제주도의 고구마 녹말로 국수를 뽑고, 가자미 대신 홍어나 가오리회를 올려 먹었다. 부산까지 피난 갔다가 전쟁이 끝난 후 서울로 돌아온 실향민들이 이북5도청이 소재하던 장충동 근처, 오장동에 모여들었고 함흥냉면집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지금의 유명한 함흥 냉면 골목이 만들어졌다.

      ◆ 새끼미 비빔냉면
 쇠고기 편육을 얹은 냉면과 회냉면으로 나뉜다. 이 중간에 재미있는 냉면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새끼미냉면이다. 새끼미는 '섞는다'는 말의 이북 사투리다. 고기와 회를 동시에 얹어 내므로 두 가지 맛을 다 볼 수 있다.

                                                                                                         <자료제공 콜로라도 한인 요식업협회>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