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행사 줄줄이 취소, 체감 40도 육박

     "폭염이 극심하니 범죄를 저지르실 분은 더위가 누그러질 월요일(22일)까지 삼가시길 바랍니다." 지난 19일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브리언트리 경찰서가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한 공지사항이다. 실제 미국 기상청(NWS)은 지난 주말 미 동부 전역에 초열파경보를 발령했고, 브리언트리의 기온은 화씨 102도(섭씨 38.9도)까지 치솟았다. 체감온도는 화씨 115도(섭씨 46.1도)에 달했다. 브리언트리 경찰 관계자는 CNN에 "아주 합법적인 공지 사항"이라며 "범죄를 저지르기엔 너무 더운 날씨"라고 말했다. 이어 "이 폭염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납치범' 다음 수준의 중범죄"라며 "두말할 나위 없이 범죄자의 건강도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 미국의 폭염이 심상치 않다. 20일 현재 미국에서 6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메릴랜드주에서 4명, 아칸소주와 애리조나주에서 각 1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미식축구팀 뉴욕 자이언츠의 라인맨 출신이자 슈퍼볼 우승 멤버인 미치 페트러스(34)가 더운 날씨에 밖에서 온종일 작업을 하다 사망하면서 노약자뿐 아니라 건장한 남성들까지 폭염에 쓰러지고 있다. 이번 폭염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미국의 심장인 뉴욕이 타들어 가고 있다. 21일 열리기로 했던 뉴욕시의 철인 3종경기(트라이애슬론)가 18년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으로 인해 취소됐고, 약 4000명에 달하는 참가자 전원이 참가비를 환불받아야 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센트럴파크에서 이틀 동안 열릴 예정이었던 야외 라이브 음악공연인 '오지 페스트(OZY fest)'도 취소됐다.

      올해 미국의 폭염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상황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의 지구 평균 기온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7월 초 북아메리카 최북단인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낮 기온이 화씨 90도(섭씨 32.2도)까지 치솟는 등 알래스카에서도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을 보였다. 한편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도 폭염에 시름이 깊어지면서 북미주 일대가 더위로 고통받고 있다. 퀘벡주를 비롯해 온타리오, 노바스코샤 등지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으며 토론토의 한낮 체감온도가 섭씨 40도까지 올랐다고 외신은 전했다. 생률이 높아져 높은 업무 및 보험료 지급으로 인해 보험 업계가 타격을 입으며, 농업, 임업, 어업 또한 생산량에 피해를 본다. 영국의 과학 저널인 네이처 기사에 따르면 높은 기온은 식량 생산을 감소시키며, 1964년에서 2007년 사이에 세계 곡물 생산량의 10분의 1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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