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만 부르짖는 공정과 정의, 진보 꼰대들의 위선이 역겹다.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의 중심에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금 조국은 딸 황제 입시와 사학 비리, 가족 펀드 등 수많은 의혹에 휩싸여 있다. 좀처럼 실체화되지 않았던 '진보귀족'의 민낯이 비로소 조 후보자 논란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에 서울대와 고려대에서는 촛불 집회를 열어 조국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으며,  진영 구분 없이 조국에 대한 실망감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은 조국 같은 특권층 아버지가 없어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장학금, 무시험 전형 같은 호사를 누릴 길 없는 박탈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이렇게 민심이 들끓는 것은 공정과 정의를 운운하며 청렴결백한 것처럼 행동해왔던 조국 후보자 역시 기득권을 대물림했다는 배신감에 기인한다. 대놓고 불법이 아닌 ‘교묘한 편법’이기에 분노와 불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만은 깨끗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청문회를 앞두고 딸의 학업에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 즉 '공정 가치'가 조 후보자의 논란으로 깨진 것이다. 조국, 그가 누구였던가. 대한민국의 부정부패를 거침없이 파헤쳤고, 현 세태를 과감히 비판하며, 진정한 민주주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왔던 진보의 아이콘이 아니었던가. 그렇다고 믿었던 그가 지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결정에 주연 역할을 맡았던 최순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결국 지난주 한국 언론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이 60%를 넘었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반대 의견 중 ‘딸 관련’이 진보·보수 성향을 가리지 않고 가장 높은 순위에 꼽혔다.

      딸과 관련한 가장 큰 의혹은 딸의 '황제 장학금' 논란이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14년 서울대 총동창회에서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는 '관악회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할 때였다. 1명당 275만원 꼴로 주어지는 장학금을 조씨의 딸은 401만원씩 두 차례나 받았다. 그럼에도 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재학 중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했고, 합격 다음날 서울대를 그만둬 '먹튀' 논란도 일고 있다. 그리고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후, 성적 미달로 두 차례나 낙제를 했지만 6학기 동안 1200만원의 장학금을 수령했다. 조사결과 다른 재학생은 학기 중 한번의 장학금을 겨우 받았을 뿐이었다. 조 후보자 부부는 공직자 신고기준으로도 재산이 56억원에 이르는 자산가다.

      부잣집 딸이 낙제를 하고도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은 이 비상식을 보면서, 우리는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했던 최순실의 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또다른 의혹은 조씨 딸의 부정입학 가능성이다. 딸은 2008년 서울 한영외고 2학년 재학 시절, SCIE급 즉 국제학술지에 실릴 만한 전문성을 검증받은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의학계를 비롯한 다수 전문가들은 외고라고 해도 의학 교육을 받지 않은 고등학생이 2주 만에 교수들을 제치고 연구 전반을 주도해 제1저자로 등재되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2009년에도 공주대에서 인턴을 하고 국제학술대회 발표초록의 저자로 등록되어 있다. 조사결과 담당 교수와 조씨의 부인은 서울대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연구 실적이 고려대 입학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실 의혹도 의혹이지만, 문제는 많은 이가 조 후보자의 과거 언행을 '위선'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데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2년 4월 트위터에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 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코 가난하지 않는 조 후보의 딸은 수많은 장학금을 챙겼다. 2017년 자신의 트위터에  "개천에서 꼭 용이 날 필요가 없다"고 해 놓고서는 정작 본인은 편법과 꼼수로 자녀를 '용'으로 만들기 바빴다. 딸은 외고에 진학시켜 의학전문대학원에 보냈으며, 아들도 서울에서 외고를 나와 현재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이다. 또, “IMF 외환 위기 때 수많은 사람이 집을 잃고 거리에 나앉았다”며 아픔을 공감하더니, 그 시기를 이용해 자신은 경매로 아파트를 싸게 매입해 이득을 챙겼다. 본인도 위장 전입을 해놓고서는 과거 이명박 정권 장관 후보자들을 향해선 “서민 마음을 후벼 판다”고 비난했었다.

      “자본주의를 불살라 버리자”던 사노맹에서 활동했던 조씨의 재산은 50억원이 넘었고, 아내·자녀 명의로 사모펀드에 10억원을 넘게 납입했다. 그리고 조씨는 민정수석으로 발탁되자마자 자신의 전재산 56억원보다 많은 74억원을 투자약정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미스테리한 사모펀드는 전부 조씨 친척 돈으로 이뤄진 100% 가족 펀드이며, 투자대상 회사는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 관급 공사를 집중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에서 절대 용서받지 못할 변명은 두 가지이다. 바로 입시와 군대이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례입학 의혹에서 시작됐다. 그 사건은 10년 간 대통령을 배출해 낸 보수 정당을 결국 몰락하게 만들었다. 또 고의적으로 군대 입대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가수 유승준은 장장 17년 동안 대한민국의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즉, 조 후보 딸의 입시비리 가능성과 장학금 특혜는 정유라 사건만큼이나 파장이 크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도덕성과 능력을 별개로 보지 않는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그 능력이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사용된다는 생각이 자리잡히는 순간, 사실상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현재 문재인 정권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올려놓겠다는 생각밖에 없어 보인다. 조국 본인도 자신만이 사법개혁을 완성할 수 있다는 오만에 차 있다. 국민들이 아무리 비난해도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본인이 법무부 장관으로 선택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넘쳐보인다. 그러나 그런 사고 자체가 편법이며, 꼼수이다. 방송인 김제동, 작가 유시민, 교수 진중권 등은 3년전 최순실 딸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태 때는 “입시비리는 내란죄”라며 “촛불을 들자”며 앞장섰다.

      그랬던 이들은 조 후보자 딸의 '황제 입시'에는 침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를 비난했던 촌천살인적 언어들은 죄다 어디로 숨었는지. 공정하지 못해 보인다. 조국 후보자는 부동산, 펀드 투자 의혹을 제외하고도 딸의 특혜만으로도 사퇴의 이유는 충분하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시 편법과 특권을 없애겠다고 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의 장관 임명이 강행된다면, 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가 없다. 아니 더 나쁘다. 착한 척, 아닌 척, 정직한 척 국민들을 속인 죄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씨는 엘리트 기득권이라는 특권을 이용해 반칙을 일삼아 왔다. 이제 대한민국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상징이 된 그는 법의 개혁도, 사회의 정의도 내세울 자격이 없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